“챔프전? 현대와 붙고 싶다”…신치용 감독은 왜?

입력 2013-03-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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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신치용 감독.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 스포츠동아DB

■ V리그 PS 남자부 미디어데이

“감독대행한테 지기 싫다” 작심 발언
내일부터 현대-대한항공 플레이오프


6시즌 연속 V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프로배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현대캐피탈을 챔피언결정전 상대로 지목했다. 15일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벌어진 2012∼2013시즌 V리그 포스트시즌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신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고 싶은 팀을 골라 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런 대답 해봐야 득 될 것은 없다”면서도 “2년 간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을 했다. 올해는 감독이 바뀌지 않은 팀과 하고 싶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신영철 감독이 경질된 뒤 김종민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고 있다.

신 감독의 발언에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은 “우리를 지목해줘서 감사한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 삼성화재를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선배 감독님을 넘어서는 것이 내 역할이다”며 챔프전에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현대캐피탈과 17일부터 플레이오프(PO)를 벌이는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대행은 “젊은 패기로 두 감독에게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평소 “말이 화근”이라고 믿는 신 감독이 두 팀 가운데 한 팀을 지목한 것은 이례적이다. 신 감독은 이 발언 뒤 “현대캐피탈이 약해서가 아니라 (만일 챔피언결정전에서 지더라도) 감독대행에게 지는 것 보다는 감독에게 지는 것이 나아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 발언에는 깊은 복선이 있다. 시즌 도중 신영철 감독 해임의 빌미가 됐던 대한항공 프런트의 발언에 대한 배구인의 자존심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배구계에 회자됐던 그 문제의 발언은 “내가 감독을 해도 우리는 이긴다”였다. 신 감독은 이 발언에 대해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감독에 대한 프런트의 잘못된 시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봤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3-0으로 완파해 3위로 주저앉힌 것도 모든 것을 다 고려한 베테랑 감독의 전술로 해석된다.

“챔프전은 전술 전략의 싸움이 아니다. 상대와 힘과 힘의 싸움이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에 나도 긴장하고 있다. 그래서 시즌 때 승리를 가져다 준 행운의 넥타이의 힘을 빌리기 위해 잘 모셔뒀다. 만일 우승한다면 선수들에게 어떤 간섭도 없는 한 달간의 휴식을 주겠다”고 신 감독은 말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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