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과만점 ‘룩 업’ 스윙
골프의 공식 중에 하나가 ‘공을 끝까지 봐라’다. 대개의 골퍼들은 이 공식을 지킨다. 그러나 모두에게 해당되는 건 아니다. 2000년대 초중반 골프여제로 군림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공을 보지 않는 스윙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른바 ‘룩 업’(Look Up) 스윙으로 불렸다.
박인비의 스윙은 소렌스탐과 비슷하다. 클럽 헤드로 공을 때리기 전 이미 머리가 돌아가면서 공을 바라보지 않는다. 골프계에서는 “공을 보지 않고 때리는 선수 중 소렌스탐 다음으로 박인비가 최고다”라는 평가도 있다.
정석에서는 벗어났지만 그린을 평정하는 큰 무기가 되고 있다.
퍼트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12년 홀 당 평균 퍼트 수 1.720타로 1위,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 역시 28.34타로 1위를 지켰다. 정교한 퍼트는 버디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다. 지난해 총 347개의 버디를 기록해 이 부문 3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도 퍼트 솜씨는 계속되고 있다. 홀 당 평균 퍼트 수 1.707타로 3위,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 28.44타로 7위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했다. 4라운드 퍼트 수는 총 114개. 1라운드에서 27개를 기록했고, 2∼3라운드에서는 28개씩 적어냈다. 30개를 넘긴 건 마지막 4라운드(31개) 뿐이다. 특히 먼 거리의 버디 퍼트가 홀에 쏙쏙 빨려 들어가면서 박인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쇼트게임이 좋아진 것도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박인비는 우승 뒤 “지난해 많은 준우승 경험을 통해 100야드 이내의 쇼트게임의 중요성을 알았다. 이 부분을 전지훈련 때 중점적으로 연습했고, 이러한 점이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