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윤희상은 지난 시즌 팀 내 최다승(10승)을 기록하며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했다. 올 시즌에도 뒤늦게 팀에 합류했지만, 구세주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포항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윤희상이 이를 악물고 투구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SK 2승 1패 위닝시리즈 5할 승률 복귀
김광현 이어 부활투…마운드 ‘희망의 빛’
SK 윤희상(28)은 지난해 유난히 삼성에 강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삼성전 성적은 1승1패로 평범한 듯 보이지만, 4경기에 등판해 0점대 방어율(0.99)을 기록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었다. 27.1이닝 동안 자책점은 3점뿐. 지난해 팀 타율 1위에 오른 삼성 타선이지만, 유독 윤희상에게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윤희상의 떨어지는 포크볼에 쩔쩔 맸다.
올 시즌에도 윤희상은 ‘삼성 킬러’다운 면모를 그대로 이어갔다. 18일 포항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안타는 비교적 많은 10개를 허용했지만, 심리적 우위를 바탕으로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이며 삼성 타선을 요리했다.
올 시즌 첫 등판인 12일 마산 NC전에서 5.1이닝 3실점(2자책)으로 시즌 첫 승을 거둔 윤희상은 이날 시즌 2번째 등판에서도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해 팀 내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리(10승)를 거둔 투수로서 올해도 2경기 등판에서 2승을 수확하는 ‘승리 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SK는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6경기에서 2승4패로 비틀거렸다. 그러나 윤희상의 승리투로 벅찬 상대인 삼성과의 포항 원정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할 수 있었다. SK는 이로써 7승7패로 5할 승률에 복귀했다. 무엇보다 전날 김광현이 복귀전에서 희망을 던진 상태에서 윤희상도 선발로테이션에 자리를 잡아준 점이 SK로선 반가운 대목이다. 합격점을 받고 있는 외국인투수 2명(조조 레이예스·크리스 세든)에 김광현과 윤희상이 선발로 버텨준다면 페넌트레이스에서 싸워볼 만하다는 평가다.
사실 아직 윤희상의 컨디션은 완벽하지는 않다. 구위도 정상은 아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에서 김성현의 강한 타구에 공을 던지는 오른쪽 팔뚝을 맞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충분한 휴식과 치료를 하지 못해 회복이 더욱 더뎠다.
12일 NC전에서 5회까지는 좋은 공을 던지던 그는 6회에 갑자기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은 7회를 채웠고, 투구수도 12일 89구에서 이날 105개로 늘렸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를 찍었다.
점점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 수는 없다. 윤희상은 경기 후 “솔직히 갖고 있는 구질보다 결과가 잘 나와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조)인성이 형과 더불어 야수들의 도움이 컸다”며 “공을 눌러서 원하는 코스에 들어가야만 하는데, 볼이 좀 날리는 기분이 많이 들었다. 오늘은 포크볼을 많이 던졌다. 직구의 속도와 볼끝, 컨트롤을 모두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포항|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