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진이 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3’에서 통산 5승째를 거뒀다. 우승을 확정지은 양수진이 마지막 퍼트를
앞두고 18번홀 그린에 올라서며 환호하고 있다. 양수진 우승의 원동력은 ‘웃음’이다. 사진제공|KLPGA
합계 6언더파…초대 챔피언 등극
코 성형 후 웃음 늘고 자신감 쑥쑥
부상으로 쇼트게임·퍼트만 연습
대회때 도움…상금랭킹 1위 질주
웃음이 그녀를 춤추게 했다.
양수진(22·정관장)이 벚꽃처럼 활짝 웃었다. 양수진은 21일 경남 김해 가야골프장 신어·낙동코스(파72·666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3’(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6언더파 206타로 우승했다. 개인 통산 5번째 우승이자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이 됐다.
짜릿한 경기였다. 3타 차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양수진은 선두였던 홍진의(22·롯데마트)가 주춤하는 사이 차곡차곡 버디를 만들어가며 간격을 좁혔다. 9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공동 선두로 올라선 양수진은 10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낚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선두를 내주지 않고 끝까지 정상을 지켰다.
양수진은 요즘 웃는 일이 잦아졌다. 이날도 경기 중 응원하는 팬들을 향해 환한 미소를 보내며 밝게 웃었다. 웃음이 많아진 이유가 있다.
양수진은 올해 들어 부쩍 “예뻐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지난겨울 코 성형수술을 했는데 이후 주변에서 “예뻐졌다”는 칭찬이 자자하다. 여자에겐 가장 듣기 좋은 말이다.
웃음은 긍정의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하게 되면 긴장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오늘은 웃으면서 긴장이 풀렸다. 또 많은 팬들이 응원해준 덕분에 즐거웠다”라는 양수진은 “‘예뻐졌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더 자주 웃게 된다”며 더 크게 웃었다.
동계훈련에서 있었던 일도 그를 웃게 한다.
양수진은 지난겨울 베트남에서 동계훈련을 가졌다. 훈련 중 왼쪽손목을 다치는 부상을 당했다. 깁스까지 해야 하는 부상이었다. 그런데 전화위복이 됐다.
양수진은 “손목을 다쳐 2주 정도 깁스를 했다. 그 때문에 샷 연습을 하지 못하고 쇼트게임과 퍼트 훈련만 했다. 그랬더니 올해 쇼트게임과 퍼트에 자신이 생겼다”며 멋쩍게 웃었다.
양수진에게 웃을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시즌 4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신고하면서 상금랭킹 1위(1억4041만원)로 올라섰다. 대상 포인트에서도 1위(79점)로 나섰다.
양수진은 “올해 계획했던 것보다 빨리 우승했다. 지금의 상태를 잘 유지하면 5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상금왕에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2008년 데뷔한 양수진은 2010년 상금랭킹 2위에 오른 게 가장 좋은 시즌 성적이다. 아직 단 한 번도 타이틀을 손에 잡아보지 못했다. 올해 기회가 왔다.
한편 홍진의는 이날 2타를 잃으면서 합계 3언더파 213타로 2위에 만족했다. 김혜윤(24·KT)과 윤슬아(27·파인테크닉스), 홍다경(23)이 공동 3위(이상 1언더파 215타)에 올랐다.
김해|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