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피칭 X파일] 150km대 슈퍼루키가 둘…NC 영건 노성호-이민호 ‘호호 브라더스’

입력 2013-05-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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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노성호(왼쪽)는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다. 제구력이 단점이지만, 시속 150km대의 직구만으로도 그의 잠재력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다. NC 이민호(오른쪽)는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투피치 스타일이다. 시속 150km대의 직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체인지업 또는 커브를 장착한다면 더 무서운 투수로 성장할 전망이다. 스포츠동아DB

■ NC 기대주 노성호·이민호

최하위 NC 다이노스에는 무서운 신인 2명이 있다. 좌완 노성호(24)와 우완 이민호(20)다. 두 투수는 모두 시속 150km대의 빠른 직구를 던진다. 스피드와 함께 무브먼트가 살아있는 직구.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공이다. 노성호는 지난주 4경기에 등판해 3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잡았다. 이민호는 올 시즌 14경기에서 피안타율 0.163, 방어율 1.76을 기록 중이다. 둘은 투구폼도 좋고 몸도 유연하다. 신인이지만 멘탈 측면에서도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이들처럼 강력한 직구를 던진 신인은 없었다. 두 투수는 NC의 보물 같은 존재다. 프로야구를 지배할 대형 투수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둘 다 리그 최정상급 직구…변화구도 전력투구
자기 공에 대한 믿음 커 배짱도 두둑 ‘강철 멘탈’
팀 동료 이태양·이재학과 신인왕 경쟁도 볼 만

노성호-제구력 강화·이민호-새 구종 개발 과제



○직구의 질이 다르다!

4월 21일 목동 넥센전 5회말. 노성호는 2번째 투수로 등판하자마자 넥센의 중심타선 박병호∼강정호∼이성열을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최고 시속 152km의 빠른 공과 서클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던졌다. 공 11개로 세 타자를 삼진 처리했다. 4월 28일 마산 두산전 7회 1사 3루에선 구원 등판했다. 두산의 3·4번 김현수와 홍성흔을 역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홍성흔은 이렇게 표현했다. “직구의 힘이 상당히 좋다. 오랜만에 좋은 투수를 보는 느낌이다.” 이민호도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진다. 결정구 역시 대부분 직구다. 15.1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낚았고, 안타는 8개만 허용했다. 모두 단타였다. 두 투수를 상대한 타자들의 공통적 이야기는 하나다. “이민호와 노성호의 직구는 질이 다르다.” 한 팀에서 신인 2명이 이처럼 강력한 직구를 던지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노성호와 이민호에게서 NC의 희망을 본다.


○피칭의 절반 이상은 정신적 싸움이다!

훌륭한 공을 지니고도 이기지 못하는 투수가 있다. 공격적이지 못해서다. 투수는 정신적인 강건함을 개발해야 한다. 승부는 정신적 싸움으로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노성호와 이민호는 상당히 공격적이다.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이 크다. 자신감이 있고, 주위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두둑한 배짱도 갖추고 있다. 좋은 피칭은 좋은 타격을 이긴다. 자신감과 좋은 로케이션, 그리고 무브먼트가 승리를 가져다준다. 멘탈까지 갖추면 이기지 못할 타자가 없다.


○지금은 불펜! 선발로도 충분하다!

선발투수는 3가지의 공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제구력을 갖춘 직구,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변화구, 그리고 구속을 바꿔 낮게 던질 수 있는 체인지업이다. 노성호는 직구와 슬라이더, 서클체인지업을 던진다. 타자와 충분히 싸울 수 있는 구종을 갖췄다. 제구력이 항상 문제지만, 컨트롤되는 공은 강력하다. 이민호는 직구와 슬라이더가 거의 전부다. 몸쪽 승부를 잘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제3의 구종이 필요하다. 체인지업을 만들어가는 것은 앞으로의 과제다.


○좋은 투구폼과 유연한 몸!

좋은 투구폼과 유연한 몸은 투수에게 큰 복이다. 무브먼트가 살아있는 공을 던질 수 있고, 제구력도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다. 노성호와 이민호는 좋은 투구폼과 밸런스를 갖추고 있다. 노성호의 폼은 류현진(LA 다저스)과 많이 닮았다. 이민호도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밸런스가 돋보인다. 노성호의 올 시즌 최고 구속은 4월 5일 대구 삼성전에서 기록한 153km다. 이민호는 한화전(4월 17∼18일 대전)에서 151km를 던졌다. 두 투수의 공은 스피드도 좋지만, 무브먼트가 탁월하다. 좋은 폼과 유연한 몸은 둘의 커다란 장점이다.


○스트라이크존으로만 던져라!

투수가 성장하는 데는 포수의 역할도 중요하다. NC 포수 김태군은 “(노)성호와 (이)민호의 직구는 리그 최정상급”이라고 표현한다.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직구로는 어떤 타자도 이길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태군은 노성호와 이민호에게 항상 전력투구를 주문한다. 빠른 공뿐 아니라 변화구를 던질 때도 전력투구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사를 터뜨리게 한다. 직구를 던질 때나 변화구를 던질 때나 두 투수의 폼은 같다. 항상 전력투구다. 같은 폼으로 직구와 변화구를 던지는 것은 타자를 이기는 데 큰 힘이 된다.


○제구력과 구종 개발!

노성호의 단점은 제구력이다. 전력투구를 하는 투수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과제다. 공 하나하나를 온힘을 다해 던지는 투수가 좋은 컨트롤을 유지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11.2이닝 동안 삼진 15개를 잡고 볼넷 12개를 내줬다. 밸런스를 앞세워 좀더 유연하게 던지는 기술은 시간이 해결해준다. 제구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금은 전력투구가 좋다. 컨트롤 때문에 전력투구 하지 않고 스피드를 떨어뜨리는 것은 옳지 않다. 스트라이크가 돼도, 그건 노성호의 공이 아니다. 변화구로는 커브가 필요하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은 같은 높이에서 움직인다. 그의 롤모델인 류현진처럼 커브를 던질 줄 알면 타이밍을 빼앗는 데 한층 효과적이다.

이민호는 구종 개발이 필요하다. 직구와 슬라이더가 전부다. 가끔 포크볼을 던지지만, 완성되지 않았다. 불펜으로는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로도 가능하지만 선발로 나설 경우에는 구종이 적다. 체인지업이나 커브가 필요하다. 좋은 직구를 가진 투수는 좋은 변화구도 충분히 던질 수 있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

노성호와 이민호는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풀타임을 소화할 경우 상당한 기량 발전이 기대된다. 팀 동료인 사이드암 이태양, 이재학과 펼치는 선의의 신인왕 경쟁도 볼거리다. NC는 최하위지만, 젊은 투수들의 기량은 팀의 밝은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시속 150km의 강속구로 무장한 노성호와 이민호의 존재는 상대팀들에게도 이미 부러움의 대상이다. 4월 한 달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NC는 노성호와 이민호라는 보석을 야구판에 내놓았다.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즐거움이다. 노성호와 이민호와 함께 하는 시간은 NC가 가져다준 값진 선물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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