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적시타·첫 타점…실버슬러거상 노려봐?

입력 2013-05-0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류현진. 스포츠동아DB

12타수 4안타 3할 타율 공격 본능
NL 투수부문 수상후보 손색 없어


그야말로 ‘북 치고 장구 치는 괴물’이다. 류현진(26·LA 다저스)이 다시 한번 화끈한 타격솜씨를 자랑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콜로라도전에서 5-1로 앞선 3회말 2사 1·2루서 통쾌한 우전적시타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타점을 신고했다. 무엇보다 안타를 친 상황이 흥미로웠다. 3회말 2사 2루서 콜로라도 벤치는 8번타자 후안 우리베를 고의4구로 보내도록 지시했다. 당연한 수순. 그러나 상대를 잘못 골랐다. 9번타자 류현진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타석에 들어선 뒤 콜로라도 선발투수 호르헤 데라로사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볼카운트 1B-2S서 원바운드성 유인구(커브)는 골라내고, 바깥쪽 직구 2개는 연속 파울로 걷어냈다. 그리곤 7구째 시속 148km 몸쪽 직구를 기술적으로 밀어 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로 연결해버렸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 류현진은 경기 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안타를 치겠다는 마음뿐이었다”며 웃었다.


2회말 무사 1·2루선 희생번트를 대다 첫 병살타를 경험하기도 했다. 콜로라도 3루수 놀란 아레나도가 달려든 뒤 3루∼1루로 이어지는 더블플레이를 완성했다. 5회에는 삼진.

류현진은 4월 14일 애리조나전 3타수 3안타를 포함해 이날까지 타자로서 12타수 4안타(타율 0.333)로 숨어 있던 타격재능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 1타점과 1득점도 곁들였다.

메이저리그에선 1980년 이후 매 시즌 포지션별로 가장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에게 ‘실버슬러거 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류현진은 현재의 타격 페이스라면 내셔널리그 투수 부문 실버슬러거 후보로 손색없다.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을 해내고 있는 류현진이다. 빅리그 타자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리는 투구도 놀랍지만, 빅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안타를 쑥쑥 뽑아내는 타격은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부가서비스인지도 모른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