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김대우 첫 홈런 ‘롯데 4번 성장일기’

입력 2013-05-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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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대우(오른쪽)가 2일 대전 한화전 1회 데뷔 첫 홈런을 친 뒤 3루를 돌며 박현승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투수서 타자전향…타석 경험 고작 1년
14경기 중 11경기 안타·변화구도 적응
120m짜리 결승투런…드디어 장타 물꼬


“홈런만 나오면 좋겠는데….”

롯데 김시진 감독은 요즘 김대우(29)를 볼 때면 입가에서 미소가 가시질 않는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지 이제 2년차, 그것도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1년간 타석에 선 게 전부인 선수가 올해 팀의 4번타자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우는 좋은 체격조건(189cm·94kg)과 타고난 파워를 바탕으로 이대호(오릭스)와 홍성흔(두산)이 빠져나간 4번 자리를 꿰찼지만, 사실 도박에 가까운 기용이었다. 게다가 그는 변화구에 치명적 약점을 노출했다. 아무리 힘이 좋아도 직구만 칠 수 있는 타자는 1군 무대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득점권에서 반드시 쳐줘야 할 4번타자라면 더욱 그렇다. 넥센에서 ‘미완의 대기’ 박병호를 중심타자로 키워냈던 박흥식 롯데 타격코치가 집중과외를 한다고 해도, 타석에선 선수 홀로 싸워야 한다.

그러나 김대우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본격적으로 선발 출전하기 시작한 4월 13일 두산 잠실전에서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더니 1일 대전 한화전까지 13경기에 나가 10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압도적인 4번타자라고는 할 수 없지만, 타점도 조금씩 늘려가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변화구 대처능력이 생기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김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에서 흘러나가거나 떨어지는 공에 방망이가 따라 나가는 일이 줄고 있다”고 칭찬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좀처럼 홈런이 터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아직까지 홈런이 안 나왔다. 그동안 펜스를 맞고 나오는 타구가 많았는데, 그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심타자로서 홈런을 치기 시작하면, 팀 타선이 한층 강해지고 선수 스스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리란 기대였다.

이 같은 김 감독의 바람 속에 김대우는 2일 대전 한화전에서 마침내 짜릿한 ‘손맛’을 봤다. 1회초 2사 2루서 한화 에이스 데니 바티스타의 시속 148km짜리 높은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의 대형홈런. 프로 데뷔 첫 홈런을 결승 아치로 장식하며 팀의 중심타자다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홈런 못지않은 성과도 냈다. 3회와 5회 변화구 승부에 연속 삼진을 당했지만, 7회 1사 1·3루서 변화구를 모두 참아내며 볼넷을 골라내는 ‘변화’를 보였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김대우가 써내려가는 ‘거인군단 4번타자 성장일기’가 이제부터라는 사실이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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