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7전8기 아홉수 넘어…경남 100승 감격

입력 2013-05-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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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가 12일 홈경기에서 대구FC에 3-1 역전승을 거두며 K리그 통산 100승을 기록했다. 경남 최진한 감독(왼쪽 3번째)과 선수들이 경기 후 홈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경남FC

보산치치 2연속 PK골…김형범 쐐기골
첫승 도전한 대구에 3-1 짜릿한 역전승
도·시민구단 최단 7년2개월만에 100승


프로축구에서 1승의 가치는 굉장히 크다. 12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대구FC의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11라운드가 그랬다. 두 팀 모두 승리가 절실했다. 경남은 통산 100승을 목전에 놓고 지독한 ‘아홉수’에 걸렸고, 대구는 올 시즌 첫 승을 갈망해왔다.

경남이 승수를 챙긴 건 3월10일 부산전(1-0 승)이 마지막.

통산 99승 이후 7경기를 흘려보냈다. 대구는 작년 정규리그 최종전이던 11월28일 광주전(2-0 승)을 마지막으로 5개월 가까이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 올해 10라운드까지 4무6패.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령탑 교체까지 단행돼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내용보다 결과가 주목된 90분 승부는 역전극을 쓴 경남이 챙겨갔다. 스코어 3-1. 경남은 도·시민구단 가운데 역대 최단기간(7년 2개월), 최소경기(270경기) 만에 세 자리 승에 성공했다.


○ 1을 이긴 100…심판 판정은 옥에 티

대구도 경남처럼 팀 통산 100승을 앞두고 있었다. 대구는 98승. 딱 한 번만 이기면 100승 고지를 놓고 다투게 되는 상황이었다. 대구 백종철 감독은 “준비 과정부터 느낌이 다르다”는 말로, 경남 최진한 감독은 “경기력이 좋아 기대해도 좋다”며 각자 각오를 전했다.

그래도 100을 향한 간절함이 1의 절박함을 극복했다. 경남은 대구의 강한 역풍에 휘말려 전반 41분 상대 미드필더 송창호에 첫 골을 내줬다. 이후 반격에 나섰고 후반 28분과 34분 보산치치의 연속 페널티킥(PK)으로 역전했다. 3분 뒤에는 김형범의 프리킥 쐐기 골이 터져 승부를 갈랐다. 3월4일 득남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못해 한참 소식을 전하지 못했던 김형범은 “좋은 자리에서 이 얘기를 하고 싶었다. 아들에 떳떳한 아빠가 되고 싶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대구에게는 악몽이었다. 최근 수비수 박종진이 부친상을 당하고, FA컵 32강에서 탈락하는 등 숱한 홍역 속에서 선수단은 똘똘 뭉쳤다. 송창호의 골이 터지자 대구 선수들은 전원이 빙 둘러 서로 어깨를 감싸 안는 세리머니를 했다. 얼마 전에는 고사까지 지냈다.

그러나 소득이 없었다. 경남의 창단 첫 승도 2006년 3월26일 대구 원정(1-0)에서 이뤄진 바 있어 대구에게 경남은 악연, 그 자체였다.

이날 주심(이동준) 판정도 매끄럽지 못해 대구에게는 아픔이 더했다. “판정은 문제없다. 선수들이 심리적인 부분에서 타격을 입었다”고 백 감독은 에둘러 표현했지만 현장의 많은 축구 인들은 “솔직히 모호한 장면이 많았다”며 고개를 저었다.

창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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