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이강철 “넥센 선발진 안정 비결? 수싸움 즐겨라”

입력 2013-05-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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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토종 선발투수들은 지난해보다 한층 안정된 투구로 시즌 초반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일조하고 있다. 넥센 마운드를 책임지는 이강철 수석코치가 14일 목동 한화전 도중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목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이강철 코치가 말하는 넥센 마운드 변신 비결

불리한 볼 카운트서도 힘 빼는 법 강조
완급조절 익히며 야구의 재미 알아가
베테랑 중심으로 단단한 마운드 구축


‘잘 나가는 집’ 넥센이 수상하다. 구원투수 방어율은 무려 6점대고, 팀 타율도 2할7푼대로 중위권 수준인데도 팀 순위에선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비결은 선발진의 안정에 있었다. 실제 넥센 선발진의 방어율은 14일까지 3.43으로 삼성에 이어 2번째로 좋다. ‘원투펀치’ 브랜든 나이트(4승1패), 밴 헤켄(3승3패)에 이어 올해는 김병현(3승1패), 강윤구(3승1패), 김영민(1승2패)까지 안정을 찾으면서 마운드가 높아졌다. 특히 5선발 김영민은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 방어율 3.19에 6번의 선발등판에서 평균 6이닝을 소화하는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넥센 이강철 수석코치는 14일 목동 한화전을 앞두고 환골탈태한 팀 선발진의 비결을 3가지로 꼽았다.


○수싸움에 능해졌다!

이 코치는 지난해 가을캠프부터 투수들에게 2가지를 강조했다. 하체밸런스와 수싸움이다. 이 코치는 “넥센 투수들은 좋은 구위를 가지고도 1볼, 2볼 이후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무조건 힘으로 윽박지르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며 “누구나 직구를 던질 것이라고 예상할 때 직구를 던지면 당연히 맞아나가지 않겠나. 직구를 기다릴 때 공을 떨어뜨릴 줄 아는 볼 배합과 상대를 속일 수 있는 완급조절의 필요성을 주입시켰다. 그러면 한 번에 무너지는 일이 없다. 다들 워낙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마운드 위에서 싸울 줄만 알면 한 단계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야구의 재미를 깨달았다!

물론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다. 이 코치도 “모든 것은 일단 제구력이 뒷받침된 뒤에 가능한 일”이라고 전제를 달았고, “너무 꼬아서 던지려다 오히려 망칠 수 있다. 경기 초반 구위가 좋으면 힘 있게 가는 등 상황별 투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무적인 부분은 투수들이 수싸움을 하면서 야구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코치는 “투수는 생각한대로 경기가 풀리면 재미가 생긴다. 우리 투수들도 그런 것 같다”며 “시즌 초만 해도 선수들이 ‘생각하는 야구’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지금은 믿음이 생겼다. 덕분에 올 시즌뿐 아니라 내년, 내후년에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구조화가 좋다!

물론 위기가 올 수 있다. 이 코치는 “앞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며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 큰 걱정은 없다. 젊은 선수가 많은 투수진에 중심을 잡아줄 고참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코치는 “젊은 투수들의 약점은 경험이 많지 않아서 팀 상황이 안 좋을 때 금방 무너진다는 점”이라며 “그래도 우리 팀에는 송신영, 손승락, 마정길 같이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투수들이 있어 다행이다. 실제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나 팀이 어려울 때 이들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고 있다. 지난해처럼 도미노처럼 마운드가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목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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