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ML 홈런 선두 업튼 “내 홈런 비결은…”

입력 2013-05-17 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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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업튼(26·애틀랜타). 동아닷컴DB

[동아닷컴]

올 시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홈런포가 무섭게 불을 뿜고 있다.

애틀랜타는 16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팀 홈런 53개로 메이저리그 공동 4위를 기록 중이다. 공동 1위 클리블랜드와 텍사스, 토론토와는 불과 1개 차.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26개)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애틀랜타 홈런포의 중심에는 올 1월 애리조나에서 이적한 저스틴 업튼(26)이 있다. 업튼은 17일 현재 홈런 13개로 메이저리그 홈런부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업튼의 활약에 힘입어 팀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질주 중.

업튼은 지난 200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애리조나에 지명됐을 만큼 최고의 유망주였다. 현재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그의 형 B.J. 업튼도 2002년 전체 2번으로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형제가 전체 1번과 2번으로 지명된 것은 이들이 유일하다.

2006년 싱글 A에서 출발한 업튼은 4월 한 달간 타율 0.341 5홈런을 기록한 후 더블 A로 승격됐다. 당시 전문가들은 업튼을 가리켜 켄 그리피 주니어(은퇴)를 능가할 수 있는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았다.

그 후 업튼은 2007년 8월 만 19세의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당시 그는 시즌 말미에 빅리그로 콜업된 탓에 타율 0.221 2홈런 11타점의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그 해 포스트시즌에서 타율 0.357, 장타율 0.571로 맹활약하며 팀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진출하는데 힘을 보탰다.

‘5툴(타격의 정확도·파워·수비·송구·주루) 플레이어’로 평가 받는 업튼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2009년에는 다저스를 상대로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만루홈런을 기록했으며 2011년에는 커리어 최다인 31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도루 역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두 자리 수 이상을 기록 중.

업튼은 지난해 8월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자신의 메이저리그 통산 100호 홈런을 달성했고 그로부터 30분 후 그의 형 B.J. 또한 개인 100호 홈런을 쏘아 올리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올 시즌부터 같은 팀에서 뛰게 된 업튼 형제는 마치 형제애를 과시하듯 지난 4월 24일 콜로라도를 상대로 백투백 홈런도 연출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형제가 백투백 홈런을 기록한 것은 193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애틀랜타는 18일 류현진의 시즌 5승 도전 상대팀이기도 하다. 류현진의 승리 여부뿐만 아니라 홈런 선두 업튼과의 투타 맞대결도 주요 볼거리로 떠올랐다.

동아닷컴은 국내 언론 최초로 올 시즌 홈런왕 등극을 노리고 있는 업튼을 최근 미국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저스틴 업튼(왼쪽)과 그의 형인 B.J. 업튼. 동아닷컴DB


다음은 업튼과의 일문일답.

-오랜만이다. 그 동안 잘 지냈나?

“(웃으며) 잘 지냈다. 다시 만나게 돼 반갑다.”

-홈런이 벌써 13개나 된다. 올 시즌 홈런왕을 기대해도 되나?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장담할 수 없다. 그리고 기록에 연연하면 오히려 부담이 돼 결과가 안 좋을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처럼 건강하게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의 좋은 타격감을 꾸준히 유지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나.”

-팀을 옮기더니 더 잘한다.

“(웃으며) 그런 것은 아니다. 단지 올 해 운이 좋은 것 같다.”

-이적 후 새 팀에 적응하는 데 문제는 없었나?

“(단호히) 전혀 없었다. 애틀랜타는 전통의 명문구단이다. 코칭스태프나 동료들도 잘해줘 아무 문제 없이 금방 적응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애틀랜타의 출발이 좋다.

“나를 비롯해 팀원들 모두 스프링캠프 때 열심히 했고 분위기도 좋았다. 좋았던 분위기와 감각을 시즌 개막 후에도 계속 이어가려고 노력했는데 좋은 성적으로 연결돼 매우 기쁘다.”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홈런이나 타율 등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것처럼 남은 경기에서도 팀이 하나로 잘 뭉쳐 좋은 성적을 올리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만약 포스트시즌에 나가게 되면 그땐 또 다른 목표가 생길 것이다.”

-최고 유망주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비결이 있다면?

“제일 중요한 것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아무리 야구를 사랑하고 그에 대한 열정이 넘쳐도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 자기관리가 선행된 상태에서 늘 부족한 부분을 찾아 열심히 노력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

저스틴 업튼(26·애틀랜타). 동아닷컴DB


-야구는 언제 시작했나?

“네 살 때부터 했다. T볼 리그에서 시작해 리틀리그를 거쳐 지금까지 왔다.”

-당신의 형(B.J. 업튼)도 그 무렵부터 야구를 시작했나?

“그렇다.”

-올 시즌부터 형과 함께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 어떤가?

“우선 형을 매일 볼 수 있어 좋다. 특히 부모님이 더 좋아한다. 우리가 서로 다른 팀에 있을 때는 부모님이 우리의 경기를 보러 야구장에 오시거나 혹은 TV를 통해 보셨을 때도 항상 두 곳을 신경쓰셔야 했는데 이제는 한 곳만 보면 돼 편하다고 좋아하신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팀과 롤모델은 누구였나?

“동부지역(버지니아)에 살아서 가장 좋아했던 팀은 뉴욕 양키스였다. 롤모델은 내가 아마추어 때 유격수로 뛰었기 때문에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를 정말 좋아했다. 참, 켄 그리피 주니어(은퇴)도 롤모델이었다. 이 둘의 경기를 자주 보면서 이들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야구를 시작한 후 가장 행복했던 때는?

“마이너리그 시절 메이저리그행 통보를 받았을 때가 가장 기쁘고 행복했다.”

-빅리그 투수 중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선수를 꼽자면?

“메이저리그에 처음 올라왔던 2007년 상대해 본 존 스몰츠(은퇴)다. 당시엔 내가 신인이었고 경험도 부족해 그랬는지 그가 던지는 공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스몰츠가 은퇴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하하.”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는가?

“시즌 중에는 주로 집에서 편히 쉬는 편이고 시즌이 끝나면 골프장에 자주 간다.”

-골프 핸디는 어느 정도인가?

“15개 정도다.”

저스틴 업튼(26·애틀랜타). 동아닷컴DB


-야구 선수들은 골프를 많이 치는 것 같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글쎄. 다른 사람의 경우는 잘 모르겠고 나는 주위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재미있어 계속 하게 됐다.”

-만약 야구 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그렇다면 아마 내 나이 또래의 다른 이들처럼 대학에 진학했을 것이다. 하지만 공부보다는 미식축구나 다른 운동을 했을 것 같다.”

-당신도 별명이 있나?

“그렇다. 사람들이 내 이름을 빗대 ‘제이 업(J Up)’이라고 부른다.”

-징크스가 있다면?

“징크스라? 글쎄. (잠시 생각하더니) 같은 일을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하는 것 외에는 딱히 징크스라고 할 만한 게 없는 것 같다.”

-당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세 가지만 꼽으라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야구다.”

-업튼 당신에게 야구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야구는 우선, 내가 정말 사랑하는 스포츠이고 특히 야구는 내가 4세 때부터 시작해 거의 매일같이 함께한 것이기 때문에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일 만큼 내 삶에 있어 정말 중요한 일이다.”

-메이저리거가 꿈인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아무리 좋은 직업이나 일이라도 그 것을 즐기면서 할 수 없다면 행복할 수 없다고 본다. 야구 또한 마찬가지이다. 메이저리거가 되고 싶다면 야구를 사랑하고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야구를 즐기면서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정말인가? 한국에도 나의 팬들이 있다니 신기하고 근사하다. 멀리서 응원해 주는 한국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정말 고맙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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