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앤원, 귀신 잡던 해병들 의기투합 “이젠 대중의 귀 사로잡겠다”

입력 2013-05-1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해병대에서 선임과 후임으로 만나 듀오를 결성하게 된 원앤원의 오민석(사진 왼쪽)과 신동균은 “바이브, 유리상자, 캔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남성 듀오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사진제공|MRJ엔터테인먼트

■ 싱글 ‘어쩌자고’로 가요계 신고식…신인 듀오 원앤원

부드러운 중음+파워풀한 고음 조화
해병대 선후임, 슬픈 발라드로 데뷔

“무뚝뚝하다? 우리도 마음 약한 남자
한국 대표 남성듀오가 되는 게 목표”

9일 디지털 싱글 ‘어쩌자고’를 발표하고 가요계 출사표를 낸 원앤원(오민석·신동균)은 해병대 수원사령부 의장대 선후임으로 이뤄진 남성듀오다.

오민석(26)이 두 살 많지만, 군대에선 2008년 입대한 신동균(24)이 1년 선임이었다. 두 사람은 함께 근무하며 자연스럽게 각자의 관심사인 음악 이야기를 하게 됐고, 이내 공통의 관심사로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곤 더욱 친해졌다. 급기야 “제대하면 같이 듀엣하자”며 의기투합했다.

군대에서 맺은 언약은 제대 후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신동균은 제대 후 오민석이 ‘민간인’이 되기까지 보컬학원을 다니며 1년을 기다렸다. 오민석이 2011년 5월 제대 후엔 둘이 함께 보컬학원을 다니며 2년간 데뷔를 준비해왔고, 현 소속사 대표를 만나면서 작년 8월부터 음반 준비를 시작했다.

해병대에서 1년 선임은 ‘아버지 기수’로 부를 만큼 어려운 대상이지만, 제대 후에는 ‘아들 기수’인 오민석이 ‘형’이 됐다. 군대 시절과 정반대가 된 둘 사이의 호칭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지금은 둘도 없는 ‘형·동생’ 사이다.

이처럼 뒤늦게 가수의 꿈을 꾼 두 사람의 데뷔 과정을 들어보면, 오민석과 신동균은 서로의 꿈에 자극을 준 ‘반쪽’이었고, 듀오로서 ‘천생연분’이었던 운명임을 알 수 있다.

동아방송대에서 광고홍보를 전공하며 카피라이터의 직업을 준비하던 오민석은 21살에 가수 지아의 노래를 들으며 막연하게 품었던 ‘가수의 꿈’을 이루고 싶다는 뜨거운 열망이 생겼다. “지아처럼 힐링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던 오민석은 군대에서 신동균을 만나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신동균은 고교 1학년 때, 좋아하던 여자에게 노래방에서 엠씨더맥스 노래를 불러준 것이 계기가 됐다. 그때까지 가수에 대한 뚜렷한 생각이 없었던 신동균은 당시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모습에 ‘내 노래를 누군가가 좋아하는구나’ 느꼈고, 졸업과 동시에 입대했다 오민석을 만났다.

데뷔곡 ‘어쩌자고’는 미성의 부드러운 중음역대 보컬 오민석과 고음역대의 파워 넘치는 신동균의 보컬이 잘 조화를 이룬 슬픈 발라드다. 색깔이 다른 두 목소리를 합쳐냄으로써 깊은 서정성의 발라드 음악을 만들어내는 이들은 “두 사람이 늘 함께 하라”는 뜻에서 지은 원앤원(1&1)이란 팀 이름에도 딱 어울린다.

국내 음악시장에서 남성듀오는 바이브, 유리상자, 캔, 디셈버 등이 있고, 최근에는 투빅, 길구봉구 등 신인 듀오가 잇달아 탄생하고 있다. 원앤원은 “한국 남성듀오의 대표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훈련이 힘든 것으로 유명한 해병대에서도 가장 고되다는 의장대 출신인 오민석은 군복무 시절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따로 있었다고 말한다. 복무 도중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모두 겪었다. 천안함 사건 당시 의장대원으로서 빈소에서 유골함을 들었던 오민석은 자신을 향해 터트리는 유가족의 오열에도 무표정해야 했던 순간이 매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원앤원은 인터뷰를 마치며 “군대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 것 같다”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

“해병대 이미지로 인해 우리를 딱딱하고 무뚝뚝하게 보시겠지만, 우리도 마음 약하고, 상처도 잘 받는 평범한 남자랍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