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닭 백인식 무명반란…윤석민 울렸다

입력 2013-05-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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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광주 경기는 KIA 윤석민(오른쪽 사진)의 시즌 첫 선발등판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6회까지 노히트노런을 펼친 SK 백인식의 배짱투가 더욱 돋보였다. 윤석민은 5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대한민국 에이스 상대로 밑져야 본전”
중고신인, KIA전서 데뷔 첫 선발등판
149km 직구 위주 피칭 6이닝 1피안타

226일만에 선발 윤석민 2피홈런 ‘눈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그러나 달걀이 바위를 깨뜨렸다.

16일 광주 SK전은 어깨 부상을 털고 일어난 KIA 윤석민)의 시즌 첫 선발등판 경기였다. 이날 광주구장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나타나 올 시즌을 끝으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 윤석민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윤석민의 선발 상대는 2008년 프로 데뷔 이후 이날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중고신인’ 백인식(26·SK)이었다. 무명이나 다름없는 투수였지만, 백인식은 KIA 타선을 상대로 6이닝 1안타(홈런) 5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84개. 탈삼진은 없었지만, 최고 구속 149km의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호투했다. 반면 윤석민은 5이닝 동안 5안타 2홈런 2볼넷 7탈삼진 2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투구수는 100개. 최고 구속은 146km였다.


○중고신인 백인식, ‘마운드 싸움닭으로 변신’

백인식은 사이드암이지만, 최고 구속이 140km대 후반을 찍을 정도로 위력적인 공을 던진다. 체인지업 역시 수준급. 그러나 너무도 착한 성격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자신이 실수를 했을 때, 포수에게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 등은 실전에서 적합하지 않다는 평이었다. 그러나 올해 초 어깨 재활 중 코칭스태프로부터 “마운드 위에서만큼은 나쁜 남자가 되라”는 조언을 들으며 성장해갔다. 첫 선발등판을 앞둔 그는 긴장감을 털어버린 모습이었다. “(상대가) 대한민국 최고 투수인 만큼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라며 웃었다. 포수 정상호 역시 “부담 없이 피해가지 않는 승부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백인식은 이날 직구 위주의 투구를 펼치며 6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6회말 오른손 약지 끝부분 피부가 벗겨지기도 했지만, 마운드를 지켰다. 5-0으로 앞선 7회말 무사 1루서 나지완에게 맞은 중월홈런(135m)이 유일한 피안타였다. 백인식은 단번에 이만수호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백투백홈런 허용한 윤석민

윤석민은 3일 1군에 합류한 뒤 불펜투수로 2차례 나섰다. 4일 목동 넥센전에선 3.2이닝 3탈삼진 1실점, 12일 포항 삼성전에선 3이닝 4탈삼진 1실점으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윤석민은 이날 지난해 10월 2일 군산 롯데전 이후 226일 만에 선발로 등판했다. 결국 선발투수로서 얼마나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소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경기 전 KIA 선동열 감독 역시 “윤석민이 6회 정도까지만 버텨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현했다. 그러나 2회초 1사 후 조성우와 박진만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결국 5회까지만 마운드를 지켰다. 홈런을 맞은 공은 모두 몸쪽 높은 직구였다. 윤석민이 연속타자홈런을 허용한 것은 지난해 7월 28일 광주 한화전(장성호-김경언) 이후 처음. 아직까지 100%의 컨디션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광주|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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