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조상우 좌충우돌 1군 적응기

입력 2013-05-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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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조상우.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경기후 하이파이브도 잊고 팬들에게 인사 ㅋㅋ

‘153km!’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투수가 프로 데뷔전에서 시속 150km대의 빠른 공을 던지며 화끈한 신고식을 마쳤다. 넥센 조상우(19·사진) 얘기다.

조상우는 입단 전부터 빠른 볼을 지닌 우완 정통파 기대주였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그를 일찌감치 선발로 키울 생각을 하고 조련을 시작했다. 좋은 직구에 비해 변화구 제구력이 약점인 그에게 ‘2군에서 타자당 변화구로 2스트라이크를 잡으라’는 특명까지 내렸다. 스스로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2군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지만,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1군에 가서 신뢰를 잃을 바엔 2군에서 철저히 준비해서 가자. 그래서 팀에 믿음을 주는,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선수가 되자’고 마음 먹었다.

조상우는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고, 드디어 기회를 얻었다. 1군에 호출된 동시에 9일 잠실 LG전에 선발로 깜짝 예고된 것. 비록 비 때문에 데뷔 무대를 빼앗겼지만, 마음을 다잡고 다음을 기다렸다. 그리고 15일 목동 한화전에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이름 석 자를 알렸다. 18점이나 앞선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지금은 1-0이다’는 마음가짐으로 역투했다.

그래도 아직은 배울 게 훨씬 많은 새내기다. 15일 경기를 마친 뒤에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것을 잊은 채 팬들에게 인사하러 덕아웃 쪽으로 걸어가는 실수를 범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가는 순간, TV에서 1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는 모습만 생각났다”는 게 그의 설명. 물론 그런 해프닝까지도 “가슴속에 남을 소중한 경험”이다.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보면서 꿈을 키웠고, 이제는 손승락(넥센) 선배가 우상이 된” 신예투수이자, “타 팀 타자뿐 아니라 잘 치는 우리 팀 타자들을 상대해 이기려면 어떻게 던져야 하나를 고민하는” 범상치 않은 ‘예비스타’는 그렇게 1군 무대에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다.

목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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