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플러스] 병살타 제조기…나이트표 싱커의 위력

입력 2013-05-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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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나이트는 싱커를 장착한 뒤로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6일 목동 한화전에 선발 등판한 나이트가 힘차게 볼을 뿌리고 있다. 목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한화전 싱커 비율 67%…병살유도 3개
몸쪽 직구 이후 몸쪽 싱커는 마구 수준
맞혀 잡는 스타일…볼 컨트롤까지 완벽


넥센 브랜든 나이트(38)는 진화하는 외국인투수다. 2009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한국생활을 시작한 뒤로 매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11년 스프링캠프에서 새로 팀 동료가 된 손승락에게서 배운 그립으로 싱커를 던지기 시작하면서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했다.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떨어지는 나이트의 싱커는 국내서 손꼽히는 구종이다. 16일 목동 한화전에서 던진 104구 중 싱커 구사 비율이 67%나 됐다. 제구가 흔들리고 실책이 겹치면서 5.1이닝 동안 5실점 3자책점으로 부진했지만, 싱커로 병살타를 3개나 솎아냈다. ‘나이트표 싱커’의 위력이다.


○몸쪽 싱커? 몸쪽 직구가 있어 더 빛난다!

투수의 구종은 직접 공을 때려본 타자들이 가장 잘 안다. 두산 김현수는 나이트의 투구에 대해 “2011년까지만 해도 밀려들어오는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는데, 2012년부터는 스트라이크존 양 옆으로 살짝 변화하는 공만 던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나이트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피칭에서 맞혀 잡는 스타일로 변신했다. 한화 이대수는 “나이트의 몸쪽 싱커는 마구다. 치면 좋은 타구가 안 나오는데 방망이가 나가는 이유는 몸쪽 싱커와 더불어 같은 코스의 직구를 던진다. 기다리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고, 치려고 나가면 떨어진다”며 “헨리 소사(KIA)의 싱커보다 나이트의 싱커가 더 위력적인 것은 제구가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나이트가 올해 볼넷이 많지만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는 것은 땅볼을 유도하는 싱커 덕분이다. 그래서 실점이 적고 피홈런도 없다”고 평가했다.


○공략법은? 실투를 노려야 한다!

그렇다면 공략법은 없을까? 이대수는 “에이스급 투수들을 상대할 때는 다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나이트의 공은 실투를 노려 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그것도 쉽지 않다. 나이트의 장점은 단순히 싱커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대수는 “나이트의 공을 치기 까다로운 이유는 구질이 빼어난 것도 있지만 한국무대에 완전히 적응한 게 더 크다”며 “콘택트 능력이 좋은 한국 타자들의 스타일을 간파하고 ‘손장난’을 한다. 직구 타이밍일 때 느린 변화구로 타자 리듬을 무너뜨린 뒤 다시 빠른 볼로 승부한다”고 설명했다. 힘이 아닌 완급조절로 타자를 요리할 줄 안다는 얘기였다. 양상문 위원 역시 “에이스의 볼은 무조건 실투를 노리는 수밖에 없다”며 “나이트를 상대할 때 싱커를 얼마나 참아내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제구력이 좋아 이도 쉽지 않다. 좋은 투수다”고 칭찬했다.

목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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