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Talk!카톡!] 국내 모터스포츠, 놀거리가 성공열쇠

입력 2013-05-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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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모터스포츠대회인 CJ헬로비전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2013년 대회 개막전 스타트 장면. 사진제공|CJ헬로비전 슈퍼레이스

국내 모터스포츠, 이제 축제로 거듭나야 할 때다.

국내 대표 모터스포츠 대회인 2013 CJ헬로비전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하 슈퍼레이스)이 지난 5일 개막전을 치렀다. 슈퍼레이스는 지난 2006년 첫 시동을 건 후 8년째를 맞이한 국내 유일의 챔피언십 대회다.

외형적으로는 큰 발전을 이뤘다. 일단 참가 대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레이싱카 참여 대수는 40여대에서 70대로 늘었고, 참가 팀 역시 기존 17팀에서 9팀이 늘어난 총 26팀이 참가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특히 올해부터는 글로벌화를 이룬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슈퍼레이스는 총 7회에 걸쳐 개최되는데 2전(중국 상해 티안마 서킷)과 5전(일본 미에현 스즈카 서킷)은 해외에서 열린다.

하지만 슈퍼레이스가 국내 모터스포츠 대중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바로 일반 관람객을 위한 철저한 준비와 배려다.

사실 모터스포츠는 일반인들이 처음 경기장을 찾아 제대로 즐기기에는 만만찮은 스포츠다. 빠른 스피드와 고출력의 자동차가 뿜어내는 배기음을 즐길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마니아가 아닌 일반 관람객이 하루 종일 대회를 즐긴다는 것은 무리에 가깝다.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풍성한 이벤트와 다양한 즐길거리다. 기자가 경험한 호주와 독일의 모터스포츠 경기장은 대회가 있는 주말이면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하루 종일 경기장에서 놀만한 다양한 이벤트와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또 캠핑시설이 구비돼 대회 당일 뿐만 아니라 대회 전후로 2∼3일간 여유롭게 해당 지역에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반면 지난 5일 전남 영암 F1 서킷에서 치러진 1전은 경기 전후로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아 둘만한 이렇다할 이벤트도, 관람객들이 제대로 식사와 간식을 즐길만한 시설도 부족했다.

대회에 참가한 한 드라이버는 “경기 시작 전에는 3∼4천명의 관람객이 보였지만 시상식 무렵에는 80% 정도가 빠져나갔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관중을 붙잡을 수 있는 놀거리와 볼거리를 마련해 줘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는 미흡했다. 텅 빈 관람석을 보면서 씁쓸했다”고 꼬집었다.

그 어떤 프로스포츠 경기나 지자체 행사도 즐겁지 않으면 흥행에 성공할 수 없다. 국내 모터스포츠 프로모터들이 가장 고민해야 할 것은 대회의 글로벌화나 대회 중계 채널의 다양화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모터스포츠 팬들이 경기장에서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느냐’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모터스포츠 대중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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