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 10개월만에 1군 복귀 ‘운명의 시험대’

입력 2013-05-2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박경완이 10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군 무대에 등장한다. 2군에서는 이미 흠잡을 데 없는 수비실력을 뽐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점점 팀 내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박경완은 1군 호출과 동시에 시험대에 섰다. 스포츠동아DB

■ SK, 하위권팀 상대 3승 6패…이만수감독 극약처방

스토브리그·스프링캠프서 엇박자 줄곧 전력 제외
2군서 수비실력 증명…1군 분위기 쇄신 위해 콜
이만수감독 “실력위주 기용 원칙” 운명의 기로

박경완(41·SK)이 1군 무대로 돌아온다. SK 이만수 감독(작은 사진)은 27일 “포수 정상호를 오늘 2군으로 보내고, 박경완을 28일 1군 엔트리에 등록한다”고 밝혔다. 박경완은 발목(아킬레스건) 수술과 재활의 여파로 2011년(10경기)과 2012년(8경기), 두 시즌 동안 총 18경기 출장에 그쳤다. 2012년 7월 2일 2군으로 내려간 뒤에는 만 10개월 넘게 1군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었다. SK는 최근 롯데·NC·LG 등 하위권 팀들과의 9연전에서 3승6패로 부진했다. 이 감독은 “박경완의 호출은 분위기 쇄신 차원의 조치다. 박경완이 고참으로서 선수단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챙겨주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3개국 전지훈련, 좌충우돌 스토브리그

박경완은 이미 스토브리그부터 가시밭길을 걸었다. 지난 연말 “타 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조건 없이 풀어달라”는 입장을 구단에 전달했지만, 이 감독과 구단은 “꼭 필요한 선수다. 절대 불가다”고 응답했다. 진통 끝에 나온 결론은 SK 잔류. 그러나 박경완은 이 감독의 체성분 테스트에서 탈락해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프링캠프(1월 20일∼2월 15일)에서 배제되는 시련을 겪었다. 이후 1군 선수단과는 떨어져서 한국, 일본, 중국을 오가며 떠돌이 훈련을 이어갔다. 옆구리 등에 잔 부상을 당해 몸만들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SK 이만수 감독. 스포츠동아DB



○2군에선 “역시 박경완” 찬사!

3군을 거치며 컨디션을 조율한 박경완은 5월 2군에서 8경기에 출전했다. 4월 1경기까지 합쳐 2군 성적은 9경기 타율 0.190(21타수 4안타). 타격 성적은 눈에 띄지 않지만, 수비만큼은 자신의 실력을 많이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SK 2군과 경기를 치른 팀의 모 코치는 “풋워크나 송구 모두 나이를 무색케 할 정도였다. 투수 리드 역시 예측을 불허했다. 그의 볼 배합을 두고 우리 팀 2군 타자들이 ‘역시 박경완이다’는 말을 하는 것도 들었다”고 귀띔했다. SK 김경기 2군 타격코치는 “지난 시즌에는 아픈 곳이 많았지만, 올 시즌에는 확실히 근력과 파워가 많이 좋아진 모습”이라며 타석에서도 제 몫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1군 호출과 동시에 백척간두에 선 박경완

이만수 감독은 박경완과 자신을 둘러싼 무성한 소문들에 대해 “기회는 공평하다. 실력 위주의 기용원칙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말해왔다. 박경완은 1군에 서게 된 만큼,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한때 “타 팀들이 박경완에게 군침을 흘리고 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조건 없는 방출’이라는 전제조건이 있을 때나 가능한 얘기다. 트레이드 카드로선 SK와 타 팀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SK가 아니라면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 그래서 박경완은 1군 호출과 동시에 백척간두에 서게 됐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