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부모 “현진이 타구 맞아 절룩거릴땐 눈물 났다”

입력 2013-05-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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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스포츠동아DB

■ 4회 강습타구…부모마음도 철렁


9회 홈팬들과 두근두근 기립 응원
완봉 순간엔 올림픽우승 만큼 감동
“아무리 봐도 우리아들 장해” 미소


부모는 눈물이 핑 돌았다. LA 다저스가 LA 에인절스와 맞붙은 29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 5회초 마운드에 오르던 아들 류현진(26·LA 다저스)의 왼쪽 다리가 아직 불편해 보였기 때문이다. 4회초 마지막 타자 마크 트럼보의 강습타구가 아들의 왼 발등을 강타한 뒤부터 계속 마음을 놓지 못했다. 어머니 박승순 씨는 스포츠동아와의 국제통화에서 “경기가 끝났을 때보다 그 모습을 볼 때 오히려 눈물이 났다”며 “간단하게 얼음찜질만 하고 다시 얼굴을 찡그리며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씩씩하게 마운드에 오른 아들은 부모의 아픈 마음을 완벽한 호투로 씻어냈다. 가슴을 쓸어내린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무리 봐도 우리 아들, 참 장하다”며 비로소 활짝 웃었다.


● 어머니 “절룩이며 마운드 오르는 모습 눈물”

9회초. 류현진이 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이었다. 8회까지 투구수는 101개. 완봉승까지 아웃카운트 3개가 필요했다. 그때부터 공 하나하나에 야구장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첫 타자는 삼진. 엄청난 환호성이 터졌다. 다음 타자가 3루수 땅볼로 아웃되자 홈팬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한가운데에 류현진의 부모가 서 있었다. 박승순 씨는 “그때부터 관중이 다 일어나더라. 나도 떨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야구팬들은 류현진의 완봉승 순간을 ‘올림픽 결승전’의 감격과 비교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류현진이 바로 2008베이징올림픽 결승전 승리투수다. 어머니 역시 그랬다. “정말 올림픽 결승전을 볼 때만큼이나 벅찬 기분이었다. 말할 수 없이 기분 좋다”며 흐뭇해했다.


● 아버지 “도와주고 응원해준 분들께 감사”

류현진의 첫 완봉승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다. 류현진 관련 검색어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순위를 장악했고, TV와 인터넷이 류현진의 투구 장면으로 뒤덮였다. 늘 아들의 든든한 방패였던 아버지 류재천 씨도 경기가 끝나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의 축하인사를 받았다. 류 씨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훌륭한 타자들을 우리 아들이 저렇게 잘 막아내고 완봉승까지 하는 걸 보니 뭐라 말할 수 없이 좋다”며 “이게 다 현진이를 정말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신 덕분인 것 같다”고 주변에 공을 돌렸다. 그러나 그 기쁨의 와중에도 아버지는 경기 직후 아들의 몸 상태부터 확인했다. 류 씨는 “(공에 맞은 부위를) 엑스레이도 찍고 정밀검진도 했는데, 다음 경기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한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이제 기분 좋게 다같이 맛있는 걸 먹으러 가야겠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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