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운명의 날 신치용 강만수 김호철의 선택과 평가

입력 2013-06-07 16: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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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용-김호철 감독. 스포츠동아DB

관심을 모았던 7일 프로배구 V리그 ‘운명의 날’에 FA영입 보상선수가 결정 났다.
리베로 여오현을 현대캐피탈에 빼앗긴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오전 9시 센터 이선규를 보상선수로 결정했다. 이강주를 삼성화재에 빼앗긴 우리카드 강만수 감독은 레프트 겸 리베로 신으뜸을 데려갔다. FA선수를 내준 구단은 보상선수 1명과 FA영입선수 이전시즌 연봉의 300% 혹은 연봉 400% 보상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당연히 연봉+선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규정이지만 FA선수를 데려간 구단과 빼앗긴 구단의 감독들이 어떤 선수를 4명의 보호선수에 묶어두고 데려오느냐가 큰 관심사였다.

신치용 감독은 현대캐피탈 센터의 중심 이선규를 선택했다. “이미 며칠 전부터 이선규를 결정했다. 그 결정이 밖으로 새어나가서는 안 되기 때문에 코칭스태프와 구단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다. 구단에게는 공문을 두 가지 준비하라고 했다. 이선규와 다른 한 선수를 영입하는 것으로 해놓고 오늘 오전 8시30분에 구단에 전화로 통고해줬다. 우리는 여오현과 신으뜸을 주고 이선규와 이강주를 영입해 전력이 보강됐다. 오늘 많은 배구인으로부터 축하 문자를 받았다”며 결정에 만족한다고 했다.

2013월드리그 한국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 중인 이선규는 뜻밖의 이적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카드 강만수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군에서 제대한 신으뜸을 선택했다. 레프트와 리베로 포지션이 가능한 살림꾼인데다 나이가 26세로 젊다는 점이 고려됐다.

그러나 이강주가 팀에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이번 FA영입 전쟁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은 팀 색깔이 달라지는 변화를 노렸고 삼성화재는 센터약점을 보강했지만 수비형 레프트에서 구멍이 생길 가능성도 있어 어떻게 이를 메우느냐가 숙제로 보인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말(IN 이강주 이선규, OUT 여오현 신으뜸)
우리로서는 정답이 나와 있었다. 임동규를 데려오거나 이선규를 데려오면서 상대팀 현대캐피탈의 전력이 나빠지는 것을 노리지 않고 우리 전력이 좋아지는 것을 먼저 생각했다. 우리는 늘 센터 쪽이 약했다. 그만한 선수가 없다. 3년은 거뜬하다. 대표팀에서 데리고 있어봐서 선규를 잘 안다. 센터에서 속공과 블로킹 능력은 10년 내 최고라고 본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만 갖추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고희진의 나이도 고려해야 하고 지태환도 군 입대를 앞둬 센터가 절대 필요했다. 키 큰 선수를 구하기 힘들다. 많은 사람들은 내가 임동규를 선택할 것이라고 봤던 모양이다. 우리 선수들도 그렇게 알았다고 했다.

오전에 선규와 통화했다. 자신을 선택해줘서 감사한다고 하더라. 그동안 느슨하게 배구했을 텐데 우리 팀에 와서 새롭게 배구를 하면 더 좋아질 것이다.


▲우리카드 강만수 감독의 말(IN 신으뜸 OUT 이강주)
(삼성화재에)선수가 없었다. 리베로가 필요했다. 신으뜸을 레프트와 리베로로 테스트해보겠다. 코보컵 때 이 카드를 실험해보고 모자라다고 생각하면 그 때 현대캐피탈과 트레이드를 통해 리베로를 보강할 생각은 있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겠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의 말(IN 여오현 OUT 이선규)
처음부터 예상했다. 여오현 영입을 결정했을 때 거기까지 갈 수도 있다고 봤다. (이)선규에게는 미안하지만 내가 있을 때만 배구하는 것은 아니고 팀의 장래도 생각해야 했다. 여러 차원에서 고려했다. 이전까지 현대캐피탈은 윤봉우 이선규 센터의 높이가 특징인 팀이었지만 이제 젊은 선수로 움직여야 할 때다.

팀에 변화가 와야 할 시기였다. 만일 우리카드에서 리베로 보강을 위해 트레이드 제의가 오면 윈윈하는 방향에서 가능하다. 여오현을 영입해 그동안 약점이던 수비가 강해졌다. 팀 컬러도 센터의 높이에서 끈끈하고 조직적인 팀으로 바뀔 것이다. 그렇게 만들 생각이다. 오전에 선규와 통화했다. 본인이 나갈 줄 몰랐다고 울먹이더라.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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