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우즈벡전을 이렇게 초조하게 지켜봐야 하다니…

입력 2013-06-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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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7차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뜩 찌푸린 날씨에 경기 시작 2시간30분전부터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내 세찬 빗줄기로 바뀌었다. 그러나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간절히 바라는 팬들의 성원은 어떤 장애물도 막아설 수 없었다. 5만699명의 관중들은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곳곳이 썰렁했던 관중석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만원 관중을 이뤘다. 축구 관계자는 “매출이 10억원에 달할 정도로 일찌감치 티켓 판매가 동났다”고 웃었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 등 수많은 축구 관계자들이 이날 현장을 찾았다. 1주일 전 대표팀이 레바논과 6차전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우즈베키스탄전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달린 이날 경기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뒤덮였다. 선수들도 관중들도 마찬가지. 그러나 축구 인들은 한 목소리로 ‘축제의 장’을 즐기려는 모습이었다. 선수들을 믿고 멋진 경기를 기대했다.

정해성 협회 경기위원장은 4년 전 추억을 떠올렸다. 정 위원장은 2010남아공월드컵 당시 허정무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그는 “2009년 6월 두바이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6차전 원정에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박주영과 기성용의 연속골로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어느 때보다 시원하고 후련했다. 오늘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정무 협회 부회장은 “내가 감독할 때는 잠도 잘 잤는데 우즈베키스탄과 경기 전날 잠이 안 올 정도로 긴장이 됐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부담도 되고 긴장이 클 테지만 서두르지 말고 경기를 이끌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김정남 연맹 부총재는 차분하면서도 긴장된 모습이었다. 김 부총재는 “한국축구가 7회 연속 본선에 오르면서 으레 월드컵에 나가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축구란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레바논전에서 힘들었다. 오늘 만큼은 국민 앞에서 반드시 승리해 8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만희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장도 “(오늘 경기가) 잘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축구 인들이 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언제부터 우리가 우즈베키스탄전을 초조하게 지켜봐야 했는지 아쉬움이 많이 따른다. 그만큼 아시아 축구가 평준화된 것 같다. 반드시 승리해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되찾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상암|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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