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감독이 개막전 후 첫 유니폼을 입은 이유

입력 2013-06-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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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다이노스 대 넥센히어로즈 경기가 23일 서울 목독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염경엽 오랫만에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왔다. 목동|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연패 끊고 새 출발하자는 의미”

넥센 염경엽(45) 감독은 22일과 23일 등번호 85번이 선명한 유니폼 상하의를 갖춰 입고 목동 NC전을 지휘했다(사진). 프로야구 감독이 유니폼을 입고 덕아웃에 앉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염 감독에게는 보기 드문 일이다. 사령탑으로 데뷔한 올 시즌 개막전(3월 30일 광주 KIA전)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그동안 유니폼 대신 구단 공식 훈련복을 입은 채 경기에 나서곤 했다. 염 감독은 23일 NC전에 앞서 “이름이 크게 노출되는 게 부담돼 LG 시절부터 유니폼을 잘 입지 않았다. 게다가 개막전에서 패한 뒤 더욱 안 입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넥센은 당시 엎치락뒤치락 난타전 끝에 9-10으로 패했다. 그 후로 염 감독의 유니폼은 고이 접힌 채로 옷장 한 구석을 지켰다.

그러나 염 감독은 개막 85일 만인 22일 다시 흰 유니폼을 꺼냈다. 다른 이유는 없다. “새로 출발하는 자세로 임하기 위해서”였다. 넥센은 21일까지 8연패에 빠져 있었다. 3연패조차 없었던 팀이 한 번 늪에 빠지자 걷잡을 수 없이 가라앉았다. 그 사이 팀 안팎으로 사건·사고도 잦았다. 선수단은 물론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빨리 팀을 재정비해 다시 연승을 시작하고 싶었을 터. 염 감독 역시 첫 지휘봉을 잡던 날의 마음가짐을 되새기며 유니폼을 걸친 것이다. 결국 넥센은 22일 연패를 끊고 한숨을 돌렸다. 하나로 모아진 열망이 결국 통했다.

염 감독은 “(22일) 행운(9회말 끝내기폭투)이 따르면서 연패를 끊었으니 승운이 우리 쪽으로 다시 찾아왔다는 자신감도 생긴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이제 계속 유니폼을 입을 겁니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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