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김용대-수원 정성룡(오른쪽). 스포츠동아DB
서울, 수원전 3년간 9번 싸워 2무7패 악연
홍명보 황태자 윤일록 vs 홍철 명예회복
정성룡-김용대 대표팀 수문장 No.1 대결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가 펼쳐진다.
FC서울과 수원삼성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2013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21라운드에서 맞붙는다. 두 팀은 올 4월 첫 번째 대결에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서울은 최근 3년 동안 수원과 9번 싸워 2무7패(FA컵 포함)로 한 번도 못 이겼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1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징크스를 끝낼 시점이 온 것 같다. 이제는 테이프를 끊을 때다”고 각오를 다졌다.
분위기는 좋다. 전반기 내내 부진했던 서울은 최근 홈에서 6연승을 달리며 6위(승점 32)까지 도약했다. 5위 수원을 승점 1 차로 추격하고 있다.
수원도 물러설 입장이 아니다. 수원은 요즘 재정축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대세나 김두현 등 간판선수는 부상으로 개점휴업중이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의 시작점이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선수들이 오히려 더 똘똘 뭉쳐 있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이번 슈퍼매치는 K리그 최고 라이벌전답게 포지션별로 흥미진진한 매치 업이 많아 더 흥미를 끈다.
● 진정한 킬러는 누구
서울은 그 동안 힘과 높이를 앞세운 수원의 스테보와 라돈치치에게 늘 고전했다. 둘은 서울을 상대로만 각각 3골2도움씩 올렸다. 올 4월 첫 맞대결에서도 스테보가 도움, 라돈치치가 골을 넣었다. 올 여름 변화가 일어났다. 스테보와 라돈치치가 이적시장 때 중국, 일본 리그로 떠났다. 새로운 킬러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서울의 믿을 맨은 역시 데얀이다. 사실 데얀은 수원에 유독 약했다. 다른 팀을 상대로 펄펄 날다가도 수원만 만나면 작아졌다. 하지만 데얀은 올 4월 수원 전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슛을 터뜨리며 징크스를 날려버렸다. 데얀은 왼쪽 종아리 부상에서 회복해 7월31일 제주와 경기에서 한 달여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평소 컨디션의 70% 정도였다. 최용수 감독은 수원과 경기 당일 100%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수원의 새 골잡이는 얼마 전 이적해 온 브라질 출신 산토스다. 스테보나 라돈치치처럼 한 방을 갖춘 스트라이커는 아니다. 창의적이고 날카로운 패스와 탁월한 결정력을 자랑한다. 그 동안 수원의 최전방요원들은 서울을 만나면 종종 깜짝 활약을 펼쳤다. 스테보와 라돈치치 외에도 잠깐 스쳐 지나간 다카하라나 게인리히 등도 서울을 상대로 골 맛을 봤다. 서정원 감독은 산토스가 서울킬러 계보를 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캡틴 방패 대결
서울의 주장은 하대성, 수원의 캡틴은 오장은이다. 오장은은 주장 김두현이 부상을 당하자 완장을 물려받았다. 하대성과 오장은은 1985년생 동갑내기다. 하대성은 부평중·고 시절 우승을 밥 먹듯이 차지한 전국구 스타였다. 제주 조천중 출신의 오장은도 볼 잘 차는 섬 소년으로 유명했다.
평소 친한 사이인 둘은 중원에서 양보할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예고했다. 서울은 하대성의 발끝에서 공격이 시작된다. 반면, 오장은은 진공청소기 스타일에 가깝다. 오장은이 하대성의 패스를 차단해야만 수원에 찬스가 생긴다.
● 선택받은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양 팀의 측면 요원들의 현 상황은 뚜렷하게 대비된다. 서울은 좌우 측면 공격수 윤일록과 고요한이 가파른 상승세다. 둘은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에게 발탁돼 얼마 전 끝난 동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윤일록은 한일전에서 그림 같은 득점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슈퍼매치에서도 동반 활약이 예상된다. 이에 비해 수원의 윙 포워드 콤비 홍철, 서정진은 올림픽대표 시절 한 때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렸지만 동아시안컵 때는 부름을 받지 못했다. 홍철은 원래 왼쪽 풀백이지만 서정원 감독은 효율적인 팀 운용을 위해 요즘 측면 공격수로 활용하고 있다. 홍철과 서정진은 명예회복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 최고 수문장은
수문장 대결도 관심을 끈다. 수원 골키퍼 정성룡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국가대표 부동의 넘버 원 골키퍼다. 이에 맞서 서울 김용대는 자존심 회복을 선언했다. 김용대는 올 시즌 초반 슬럼프에 빠졌다. 어이없는 골을 허용하는 미스가 계속 나오자 최용수 감독은 4월 수원과의 경기에 김용대를 빼고 신예 유상훈을 투입했다. 충격 받은 김용대는 이를 악물고 훈련에 매진해 최근 안정을 되찾았다. 김용대는 7월31일 제주와 경기에서 눈부신 선방에 이어 종료직전 페널티킥까지 막아내며 승리를 이끌었다. 김용대는 수원 전에서 부활의 정점을 찍겠다는 각오다.
구리|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