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의 ‘야구인 부자’
켄 그리피 부자는 같은 시기에 현역생활도
메이저리그에는 대를 이어 이름을 떨친 부자 야구인이 많다. 역사가 짧은 한국프로야구에선 아들이 아버지를 뛰어넘은 사례가 드물지만, 메이저리그에선 아들이 더 훌륭한 선수가 돼 아버지의 이름을 다시 한번 빛나게 하는 경우도 많았다.
현역 메이저리거 중 가장 대표적인 2세 야구인은 디트로이트 프린스 필더(29·사진)다. 지난해 9년간 2억1400만달러라는 천문학적 액수로 디트로이트와 계약하며 아버지 세실 필더(50)처럼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프린스 필더는 2007년 밀워키에서 최연소 시즌 50홈런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사상 첫 ‘부자 50홈런’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세실 필더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해 일본에서 프로생활을 이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1991년 메이저리그로 복귀해 디트로이트에서 한 시즌 51홈런을 쳐 강타자로 우뚝 섰다. 1일(한국시간)까지 메이저리그 9시즌 동안 총 277홈런을 날린 현역 최고의 강타자 프린스 필더에게는 아버지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넘어서는 게 목표다.
프린스 필더가 시즌 52호에 집착하는 이유는 아버지와 매우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도박에 빠졌던 세실 필더는 가족을 돌보지 않았고, 아들의 메이저리그 입단 계약금까지 탕진해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
필더 부자 이전에는 1990년대 최고의 스타였던 켄 그리피 주니어와 신시내티의 ‘빅 레드 머신’의 일원이었던 캔 그리피 시니어가 대표적인 부자 메이저리거였다. 특히 나이차가 열아홉 살인 그리피 부자는 같은 시기에 현역생활을 했고, 시애틀에선 함께 뛰어 주목을 받았다. 특히 1990년 9월 12일 캘리포니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선 전무후무한 ‘부자’ 백투백홈런으로 화제가 됐다.
1990년대 스타 애런 분은 아버지 봅, 할아버지 레이까지 3대가 빅리그에서 뛰며 야구 명문가를 이루기도 했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대를 이어 뛴 보비-배리 본즈 부자도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