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1·2위 대결 앞두고 몸 낮춘 류중일-김기태 감독

입력 2013-08-03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 류중일 감독-LG 김기태 감독.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삼성 류중일 감독-LG 김기태 감독.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어쩔 수 없이 은근한 신경전도 주고받아

1위 삼성과 2위 LG가 2일부터 4일까지 3연전을 펼치는 잠실구장으로 많은 야구팬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1일까지 삼성이 4경기차로 LG를 앞선 상황에서 펼쳐지는 이번 3연전의 결과에 따라 삼성이 완벽한 독주체제를 갖출 것인지, LG가 격차를 줄이며 삼성을 강하게 압박할 것인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이번 일전을 앞두고 두 팀이 어떻게 선발로테이션을 꾸리고, 어떤 전략으로 경기에 임할지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삼성 류중일 감독과 LG 김기태 감독은 서로 짜기라도 한 듯 ‘페넌트레이스의 일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류 감독은 3연전 첫날인 2일 경기에 앞서 “우리가 LG를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좌완 차우찬을 오늘 선발로 기용해서 그런 것 같다”며 “약간 와전된 부분이 있다. LG전은 페넌트레이스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우찬이 지난 LG전(6월 23일 대구·6이닝 8안타 1홈런 5실점)에 선발로 나서서 부진했던 기억 때문인지, LG전에 나서고 싶다는 뉘앙스를 직접 풍겼다. 그래서 투수코치와 상의해 일정을 바꿨다. LG를 반드시 잡기 위해 선발로테이션을 바꾼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도 류 감독처럼 ‘삼성전이라고 무리할 필요는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 감독은 “삼성이 우리와의 대결을 앞두고 ‘많은 준비를 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사실 이번 3연전을 앞두고 나흘이나 쉰 우리가 준비는 더 하지 않았겠느냐”며 “삼성이라서 특별하진 않다. 이전처럼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또 “KIA와의 경기(7월 30일~8월 1일 3연승)를 보니 역시 삼성이 강팀이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처럼 취재진 앞에선 약속이나 한 듯 몸을 낮췄지만, 두 감독은 직접 만나서는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그 뒷이야기는 류 감독이 털어놓았다. 류 감독은 김 감독에게 이번 3연전 LG의 선발로테이션을 물었다. 그러자 김 감독은 직접 예상을 해보라고 답했다. 류 감독은 자신의 예상 로테이션을 말했지만, 김 감독은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류 감독은 “그 웃음의 의미가 뭐였을까”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