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유망주 정의윤이 만개했다. 야구전문가들은 LG 돌풍의 이유 중 하나로 “정의윤이 4번타순에서 잘 버텨준 것”을 꼽는다. 특히 LG 타선이 좌타 일색이라, 오른손 거포 정의윤의 활약은 더 빛난다. 스포츠동아DB
부진한 날이면 경기 후 홀로 타격훈련
3할 유지 비결? 잘 쳤을 때 자세 복기
“목표는 오직 우승…개인기록은 따라와”
LG 오른손 거포 성공스토리 시작 알려
LG 정의윤(27)이 프로 입단 9년 만에 꽃을 피우고 있다. 유망주의 틀을 깨고 팀의 4번타자로 우뚝 섰다. 5일 현재 시즌 타율 0.305, 3홈런, 37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 팀 4번타자와 비교하면 수치상으로는 뒤지지만, 그의 성장은 LG에는 엄청난 성과다. 정의윤은 끊임없는 노력과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오른손 거포 유망주들의 무덤’이라던 LG에서 성공스토리를 쓰고 있다. “남들은 팀을 떠나 잘 됐지만, 난 LG에서 잘하고 싶다”고 줄기차게 말했던 그가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고 있다.
● 의지와 노력으로 깬 유망주의 틀
정의윤은 4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팀 훈련 때 배팅케이지를 떠나지 않았다. 타자마다 정해진 시간이 있지만, 그는 쉼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전날(3일) 무안타에 그친 그는 타격 시 왼쪽 어깨가 일찍 열리고, 골반이 빨리 돌아가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김무관 타격코치와 땀을 쏟았다. 그 덕인지 이날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 두 번째 타석에서 좌월솔로홈런을 잇달아 때려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LG 구단 관계자는 “지난달 10일 잠실 NC전이 끝난 뒤에도 정의윤 홀로 경기장에 남아 타격훈련을 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정의윤은 “못하니까 남들보다 조금 더 훈련한 것뿐이다. 4번타자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인터넷과 팀에서 받은 비디오 자료를 통해 타격 자세를 자주 분석한다. 가장 좋았던 5월의 자세와 비교하면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개인 기록보다 우승 한풀이가 먼저
정의윤은 시즌 초반 썩 좋지 않았다. 꾸준히 경기에 나섰지만 4월까지 1할대 타율에 머물렀다. 그러던 중 4월 30일 마산 NC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포로 대반전을 이끌어냈다. 5월과 6월 매섭게 방망이를 돌려 시즌 타율을 3할대로 만들었다. 6월 잠시 주춤했지만 7월부터 다시 안타행진을 이어가며 어엿한 3할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정의윤은 “시즌 타율 3할, 홈런 등 개인 기록은 신경 쓰지 않는다. 내 뒤에서 주장 (이)병규 형이 워낙 잘 쳐 출루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딱 하나 팀 우승이다. LG는 1994년을 끝으로 한국시리즈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그는 “오로지 우승만 생각한다. 그러면 개인적 부분은 모두 따라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좌타자들이 많은 LG 타선에서 정의윤은 정성훈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찬스 연결과 해결사 역할을 동시에 해내고 있다. LG 김기태 감독은 “(정)의윤이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쉬지 않고 출전하고 있다. (기량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다”며 아낌없이 칭찬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