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민 “뿜엔터 대박 길몽”…느낌 아니까∼

입력 2013-08-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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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의 유행어 제조 코너인 ‘뿜엔터테인먼트’에서 연예기획사 대표와 소속 연예인으로 웃음을 주고 있는 김원효, 김지민, 김민경.(왼쪽부터) 세 사람은 제2의 봉숭아학당처럼 장수 코너를 꿈꾸며 매일 치열한 아이디어 전쟁을 치르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l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line007

‘개그콘서트’의 유행어 제조 코너인 ‘뿜엔터테인먼트’에서 연예기획사 대표와 소속 연예인으로 웃음을 주고 있는 김원효, 김지민, 김민경.(왼쪽부터) 세 사람은 제2의 봉숭아학당처럼 장수 코너를 꿈꾸며 매일 치열한 아이디어 전쟁을 치르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l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line007

■ 개콘 뿜엔터 주축 3인방 김원효·김지민·김민경…이제는 말할 수 있다

“꿈에 ‘뿜엔터’ 또렷…코너 이름 낙점
사실 난 웃음포인트 없어 없어질 뻔
김대성 아이디어로 여배우로 반전”

김민경 “데뷔 후 기사 최고로 많아”
김원효 “후배들 위해 안 웃기는 것”

최근 야구 팬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이 있다. 바로 ‘DTD(Down Team is Down)’. ‘내려갈 팀은 결국 내려간다’는 뜻으로 쓰였던 이 단어는 매년 프로야구 하위권에 머물러 있던 LG트윈스를 지칭하는 표현이었다. 하지만 20일 LG트윈스가 18년 만에 8월 1위 자리에 오르면서 ‘될 팀은 된다’로 바꿔 해석되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도 ‘될 팀은 된다’의 뜻으로 통하는 ‘DTD’ 코너가 있다. 최근 ‘느낌 아니까’ ‘OOO하고 가실게요’ ‘OO자나(잖아)’ 등 여러 개의 유행어를 동시에 탄생시킨 인기 코너 ‘뿜엔터테인먼트’(뿜엔터)다.

‘뿜엔터’의 주축인 개그맨 김원효(31)·김지민(29)·김민경(31)은 “선배 김준호부터 ‘대세’ 신보라, 신인 박은영·김혜선·유인석까지 신구 조화가 잘 이루어진 드림팀”이라고 소개했다.

‘뿜엔터’는 김지민의 꿈이 점지해준 이름이다. 김지민은 “원래 ‘자뻑엔터테인먼트’를 거쳐 ‘개콘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준비 중이었다. 녹화 며칠 전 꿈을 꿨는데 코너 큐시트에 3D처럼 ‘뿜엔터테인먼트’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며 비화를 공개했다. 연예기획사 ‘뿜엔터’의 대표 김원효의 유행어인 “뿜겠네” 역시 코너명이 정해진 뒤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코너에서 “나, 대역 쓸게요” “살쪄” “느낌 아니까” 등 데뷔 이후 최고의 유행어 메이커로 등극한 김지민은 사실 코너 초반 ‘버리는 카드’였다. 그는 “원래 내가 기획사 대표, 김원효가 매니저 역할이었다. 하지만 녹화에서 웃음 포인트가 잘 살지 않아 캐릭터가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때 함께 코너를 준비하던 김대성이 아이디어를 나에게 준 덕에 내 지금의 여배우 캐릭터가 만들어졌다”며 웃었다.

반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데뷔 40년차의 중견 여배우 ‘사기자’ 역의 김준호는 다 만들어진 코너에 숟가락만 얹은 경우. 김민경은 “코너 회의를 할 때 김준호 선배가 바로 옆에서 ‘버티고’ 회의를 하고 있었다. 우리 얘기를 듣고 있던 선배가 등을 슥 돌리더니 ‘이런 캐릭터는 어때?’ 하고 말한 것이 고정이 됐다”며 “그가 있어 코너가 한층 탄탄해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다양한 코너에서 메인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김원효는 ‘뿜엔터’에서 후배들의 조력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원효는 “주변에서는 ‘왜 웃기는 캐릭터를 안 하냐’고 묻지만 너무 욕심을 내면 다른 캐릭터들이 부각이 안 될 수 있어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김지민과 김민경은 “후배들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이 사실 쉽지 않다. 실제로도 우리가 아이디어를 짜면 살을 붙여주고, 진짜 기획사 대표처럼 우리를 관리해준다”며 고마워했다.

‘예쁜 개그우먼’에서 ‘웃긴 개그우먼’으로 한 단계 성장한 김지민은 “싼 티 나고 망가지는 캐릭터에 대한 굶주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불편한 진실’이나 ‘거지의 품격’ 때는 사실 아쉬움이 컸다. ‘내가 할 수 있는 개그가 이게 다가 아닌데’라는 마음 때문이었다”며 “하고 싶은 캐릭터를 제대로 만나 무대에서도 즐겁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뿜엔터’를 통해 존재를 확실히 알리게 된 김민경은 “데뷔 이후 이렇게 기사가 많이 난 건 처음이다. 송중기, 이종석 등 스타들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많은 안티를 예상했는데 개그로 봐주셔서 아쉽긴 하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세 사람은 ‘뿜엔터’가 ‘개콘’의 대표 장수 코너였던 ‘봉숭아학당’처럼 오래도록 사랑받는 코너로 자리 잡기를 희망했다. 실제로 ‘뿜엔터’는 새로운 캐릭터 투입을 위한 오디션을 수시로 진행하며 변화를 준비 중이다.

김원효와 김지민은 “실제로도 연예인 계약 기간이 존재하지 않나. ‘뿜엔터’도 마찬가지다. 계약 만료되는 캐릭터도, 새롭게 계약을 체결하는 캐릭터도 있을 것이다. 현재 ‘보라 언니, OOO하고 가실게요’의 박은영이 ‘뿜엔터’의 새 얼굴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연말에 신인상을 꼭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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