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베이스볼] 촉의 전쟁 ‘제2 류현진 찾아라’

입력 2013-08-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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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지명에서 밀려 2차지명 1라운드에서 한화에 뽑힌 류현진(LA 다저스)은 입단 첫 해부터 위력을 뽐내며 대한민국 에이스로 자리를 굳혔다. 그만큼 2차지명에서 옥석을 가리는 일이 중요하다. 26일 열리는 2014년 프로야구 신인 2차지명회의에서 각 구단은 과연 어떤 인재를 뽑아갈까. 야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26일 10개 구단 팀 사활 건 신인 2차지명

류현진·오승환도 2차 지명 출신스타
하영민·전용훈·안규현 등 최대 관심
10개 구단들, 새 미래 찾기 작전 구상


야구단은 결국 사람농사다. 핵심인재를 많이 보유한 팀이 이길 확률이 높은 게임이다. 그러나 프리에이전트(FA)나 용병 같은 검증된 핵심인력은 희소하기에 당연히 비싸다. 비싼 만큼 리스크도 높다. 따라서 미래가치를 지닌 재목을 발탁해서 키우는 육성능력이 이제 구단의 장래를 좌우할 것이다. 그러나 프로에서 누가 성공할지를 알아볼 수 있는 절대기준은 없다. 아마시절 성적, 선수의 체격과 구속, 성격 등 그 어느 것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그렇기에 신인 드래프트를 앞둔 구단들은 무한대의 가능성과 위험성 앞에서 피가 마른다.


● 신인 2차지명, 제2의 류현진을 찾아라

26일 2014년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회의가 열린다. KT까지 참여해 역대 최대인 10개 구단이 사활을 건 눈치전쟁을 벌인다. KT의 우선지명(2명)과 각 구단 1차지명(10명)이 진행된 다음인지라 “이미 뽑힐 선수는 다 뽑아갔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최고 투수인 류현진(LA 다저스)도 1차지명이 아닌 2차지명에서 한화의 선택을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2006신인드래프트에서 SK는 연고지역 고교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1차지명 때 인천고 포수 이재원을 택했다. 인천에는 동산고 투수 류현진이 있었지만 이재원의 장래성에 베팅한 것이다. 류현진을 선택할 기회를 가졌던 팀이 또 하나 있었는데 롯데였다. 롯데는 연고지역과 상관없이 선수를 뽑는 2차지명에서 1순위 팀이었지만 광주일고 나승현을 골랐다. 나승현은 그해 신인 중 역대 최고계약금 10억원을 받고 KIA에 입단한 동성고 한기주, 한화에 1차지명을 받은 천안북일고 유원상(현 LG)과 더불어 ‘고교 빅3’로 꼽힌 투수였다. SK가 1차지명에서, 롯데가 2차지명 1순위에서도 류현진을 지명하지 않자 2차지명 2순위로 기회를 얻은 한화는 류현진을 호명했다. 이 드래프트는 류현진의 미래뿐 아니라 한화, SK, 롯데, 더 나아가 한국야구의 판도를 바꾼 순간으로 꼽힌다. 역대 신인왕을 봐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거액의 계약금을 받은 1차지명 선수보다 2차지명 이하 선수들이 프로에서 경쟁력을 발휘한 사례가 무궁무진하다.


● 눈여겨볼 신인들은 누구인가?

26일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10개 구단은 시뮬레이션에 한창이다. 점찍은 선수를 타 구단이 가로챌 때, 어떤 대안을 취할지를 놓고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계약금 110만 달러를 받고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뒤 방출된 투수 정영일을 비롯해, 이순철 KIA 수석코치의 아들인 연세대 내야수 이성곤, 성남고 외야수 배병옥 등이 주목된다. 덕수고 3루수 임동휘(한화 임주택 매니저의 아들), 부경고 투수 한주석(NC 한문연 배터리코치 아들) 등 유난히 야구인 2세들의 드래프트 참가가 눈에 띈다.

그러나 진짜 게임은 뽑아놓은 다음부터일 수 있다. 류현진이 한화에 입단한 뒤 괴물로 성장했듯, 선수의 잠재력을 일깨울 육성은 구단의 몫이다. 잘만 키우면 FA가 되기까지 최소 8년은 구단의 핵심전력으로 기능할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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