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로 시즌을 조기 마감하지만 한화 최진행은 8일 광주 KIA전 마지막 타석에서 정확히 타율 3할을 완성하며 데뷔 후 첫 ‘3할 타자’의 기쁨을 누렸다. 그는 수술 후 재활에 몰두해 내년 시즌 건강한 몸으로 다시 팬들과 만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오늘 무릎 뼛조각 제거 수술 ‘시즌 아웃’
팀 내 유일 100안타…“빠지게 돼 죄송”
“내년에 더 좋은 모습으로!” 재활 전념
“얼떨떨해요. 그리고 좀 아쉽네요.”
8일 광주구장. 시즌 고별전인 KIA전에서 3타수 2안타 2볼넷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10년 만에 첫 3할을 기록한 한화 최진행(28)의 소감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그의 시즌 타율은 0.297이었다. 경기 결과에 따라 3할 달성 여부가 결정됐지만, 본인 스스로는 “일찌감치 마음을 비웠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심지어 상대 선발투수는 올 시즌 맞대결에서 6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약했던 헨리 소사. 그러나 최진행은 승부사였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끝내 목표를 달성했다.
특히 안타를 치느냐, 마느냐에 따라 3할이 걸려있었던 마지막 타석, 8회초 2사 1루서 KIA 마무리 윤석민을 상대로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잘 맞은 타구는 중견수 키를 훌쩍 넘겼고, 그 사이 1루주자는 전력 질주해 홈을 밟았다. 최진행이 생애 첫 3할을 달성한 안타는 6-7에서 7-7로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동점타였다. 한화는 9회 1점을 더 뽑아내며 기분 좋은 2연승을 달렸다.
최진행은 경기 후 “매 타석 못 치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집중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 소사를 상대로는 결국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볼넷 2개를 골라냈다. 8회 동점타로 3할을 달성한 게 더 기뻤다. 그는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는 안타여서 더 값졌다. 정말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했는데 달성해 얼떨떨하면서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기쁨과 동시에 아쉬움도 밀려들었다. 최진행은 10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오른 무릎 연골에 박혀있는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안고 있었던 부상이었다. 팀 사정을 생각해 9월까지 참고 뛰었지만 통증이 심해지면서 결국 수술을 결정했다. 아픈 다리로 타율 3할을 때려냈고, 9일까지 팀 내서 유일하게 100안타(110안타)를 뽑았다. 김태균이 빠진 4번 자리를 잘 메워주기도 했다.
최진행은 “내년 시즌을 생각하면 빨리 수술을 받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8일 경기로 올 시즌은 마감했지만 마지막을 잘 장식하게 돼 다행이다. 그리고 몸 컨디션이 최상이 아니었음에도 3할을 기록했으니까,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아직 20경기가 남아있는데 빠지게 돼 팀에 미안하지만, 수술 받고 재활 잘 해서 건강히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