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전력소모 심해 일정 큰 변수
양팀 감독 “비가 오지 않기를…”
#2001년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지칠 대로 지친 상황. 결국 10월 2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패했다. 그러나 21일 하늘은 비를 뿌렸다. 달콤한 휴식을 준 단비에 힘입어 두산은 6차전까지 승부를 이어가 우승을 차지했다.
#1984년 삼성과 롯데의 한국시리즈. 롯데 에이스 최동원은 10월 6일 5차전 8이닝, 7일 6차전 4이닝을 던졌다. 쓰러지기 직전의 상황.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7차전 등판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그날 거짓말처럼 비가 내렸다. 최동원은 하루 뒤인 9일 펼쳐진 7차전에서 완투하며 전설을 완성했다.
이처럼 비는 가을야구의 복병이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워낙 비중이 크기 때문에 우천순연이 시리즈 전체에 큰 영향을 끼쳤다. 8일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을 앞두고 제24호 태풍 ‘다나스’가 비구름을 잔뜩 머금고 북상하고 있다. 비는 두산과 넥센 중 어느 쪽의 편일까.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는 5일 최종전에서야 2∼4위가 가려졌다. 마지막까지 PO 직행팀이 가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2위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넥센의 전력 소모가 심했다. 그래서 더욱 일정이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7일 오후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오후 6시 무렵 목동 일대에 비가 내릴 확률은 30%다. 실제로 비가 내릴지의 여부는 결국 당일 오후에나 최종적으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PO 미디어데이에서 넥센 염경엽 감독과 두산 김지욱 감독은 모두 “비가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과연 8일 오후 목동구장의 날씨는 어떨까. 특히 목동은 홈런이 많이 터지는 구장이다. 야구에서 비는 유일하게 홈런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절대자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