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칼럼] 버스커버스커의 미래가 불안하다

입력 2013-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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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버스커버스커. 동아닷컴DB

■ 설화로 무너지는 버스커버스커 신화

버스커버스커(장범준·김형태·브래드)가 9월25일 2집을 발표한 후 국내 대부분 음원차트를 휩쓸면서 가요계에서는 ‘참 대단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대단하다’는 건, 말 그대로 칭찬이기도 하지만, ‘이만큼 사랑을 받을 음악이 아닌 것 같은데’라는 의미로 읽는 이도 있다.

1집 대표곡 ‘벚꽃엔딩’ ‘여수밤바다’ ‘꽃송이가’ 등에서 보여준 순수함과 낭만, 멜로디의 유려함을 2집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수록곡 대부분이 특정 소절을 반복하는 패턴이어서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예상 밖의 대박을 터트린 1집을 대체로 ‘명반’이라 평가하지만, 이번 앨범에 대해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이 적잖다.

이런 실망감은 멤버들의 ‘설화’로 더 커지고 있다. 브래드가 최근 미국 음악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을 스타로 키워준 ‘슈퍼스타K’의 이면을 ‘폭로’해 구설에 올랐다. 프로그램과 제작사에 대해 ‘누릴 것은 다 누리면서도 비난은 비난대로 한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김형태는 8월 같은 소속사 허니지의 부진한 음원차트 성적을 놀리며 극우 사이트 ‘일간 베스트 저장소’ 회원들이 전라도를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종범’이란 단어를 써 비난을 자초했다. 3일 부산 공연에서는 ‘할머니들 사랑해요’라고 말한 브래드에게 ‘은교 아느냐’고 말한 사실이 8일 알려졌다. 그리 비난받을 만한 발언이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버스커버스커에 대한 대중의 현 정서를 잘 보여주는 단면일 것이다.

버스커버스커는 현재 방송 출연이나 언론 인터뷰는 물론 광고나 행사 요청에도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이는 버스커버스커의 모든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핵심 멤버 장범준의 뜻이다. 공연으로만 팬들을 만나겠다는 장범준의 선택은 당연히 존중받아야 한다. 장범준 외에도 이미 그와 같은 ‘은둔형 행보’를 걷는 가수는 많다. 그러나 장범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음악을 내놓고, 다른 멤버들은 연이어 설화를 일으키다보니 그 행보가 곱게 보이기는 힘들다. 지금 상태로는 버스커버스커의 미래가 불안하게만 보인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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