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공주’ 서하준 “이렇게 사랑을 받아도 될지 모르겠다”

입력 2013-10-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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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서하준. 스포츠동아DB

“이정도로 사랑을 받아도 되는지 의문이 생긴다.”

이제 시작단계이지만 그를 향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에서 ‘설 매니저’로 불리는 설설희 역의 연기자 서하준(26)이 중년 여성 시청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단순히 매니저 역할이었던 설설희가 여주인공(오로라)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서, 적었던 분량이 갑작스럽게 늘어난 것이 그의 인기를 입증한다.

서하준에게 ‘오로라공주’는 첫 드라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뮤지컬 ‘라이온 킹’을 보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고 “연기야말로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강한 확신이 들어 주저 없이 연기학원에 등록했다.

첫 발은 대학로에서 내디뎠다. 2008년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를 시작으로 ‘맥베스’ ‘줄리어드 시저’에 출연하며 실력을 쌓았다. 2011년에는 홍콩에서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해외 경험도 일찌감치 했다. 하지만 ‘일감’이 없어 1년 반 동안 쉬기도 했다.

“몸도 힘들고 심적으로 압박을 받았지만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었기 때문에 연기 자체에 대해 회의를 느끼지는 않았다. 분명 나에게는 ‘다음이 있을거야’라고 믿고 있었기에 초조해하지 않고 기다렸다.”

어려운 시기를 넘기고 나니 서하준은 ‘오로라공주’ 오디션에 합격해 있었다. “아직도 얼떨떨하다”며 당시를 떠올린 그는 임성한 작가의 마음에 단번에 들었다. 오디션 때 만난 게 전부이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주고 있다며 웃었다.

5월에 첫 방송한 드라마는 어느새 종반부를 향해가고 있다. 11일 104회 동안 서하준에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늘어나고 있다. 이 결과를 얻기까지 서하준은 고전했다. 연극과 전혀 다른 시스템으로 진행되는 드라마 현장을 익히는데 애를 먹었다.

“첫 촬영부터 궁금증을 안았던 것 같다. 연극처럼 연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조명, 음향 등 연기 외적으로도 숙지해야할 것이 많더라. 주변은 신경 쓰지 않고 연기만 생각하고 현장에 가면 십중팔구 제 연기는 무너졌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또 일주일 내내 촬영하는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이제 드라마가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그렇지만 또 다른 고민에 서하준은 고개를 숙였다.

체감할 정도의 인기는 아니지만 자신을 향해 조금씩 커져가는 관심을 부담스러워했다. “스스로 저에 대한 과대평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자를 실망 시켜드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마음 한 구석에 무게추가 달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정도의 큰 사랑을 받아도 되나 하는 의문점이 생긴다”고 밝혔다.

‘오로라공주’를 통해 확실하게 바뀐 것은 어머니의 반응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숙생이라고 할 정도로 집에서 잠만 자고 나가는 일이 셀 수없이 많아졌다는 것.

“드라마는 사람에게 재미를 주는 요소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싱거운 음식을 먹다가 자극적인 것을 찾는 것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연기자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말을 이으며 “잘 하려고 하다보면 욕심이 생기니깐, 잘 하기 위해서 열심히 할 것”이라고 연기자로 나아갈 자신의 지침을 세웠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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