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해외언론, ‘LA 최고의 히어로’… 호평 일색

입력 2013-10-15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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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해외언론 호평

류현진 해외언론 호평, 매팅리 감독도 찬사

경기 시작 전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한 다저스 팬으로부터 "너희 베이비가 오늘은 이길 것이라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밝게 웃으며 "Ryu can do it"이라 대답했지만 상대가 상대인만큼 목소리에 자신은 없었다. 게다가 맞대결 상대는 내셔널리그 다승왕 애덤 웨인라이트여서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은 원정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우세를 점쳤던 터였다.

하지만 류현진(26)은 LA 다저스의 복덩이였다.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3선발의 기회를 제공해 준 돈 매팅리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15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에 선발로 등판한 류현진이 7회초 2사 2루에서 왼손 슬러거 매트 아담스를 바깥쪽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자 53,940명의 만원 관중은 아낌없는 기립 박수를 보냈다.

LA 다저스가 자랑하는 잭 그레인키와 클레이튼 커쇼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타선은 루키 류현진을 맞아 7회까지 안타 3개만을 기록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3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던 류현진은 1회부터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려대며 힘으로 카디널스 타선을 압도했다. 직구 구속은 올 시즌 최다 기록과 타이인 95마일(153km).

하지만 직구의 위력이 뛰어났지만 류현진은 그 어느 때보다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이는 영리한 피칭을 했다. 108개를 던져 44%인 48개의 직구를 구사했을 뿐이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30개 던졌고, 슬라이더(17개)와 커브(13개)도 적절히 섞어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절묘하게 빼앗았다.

1회초 카를로스 벨트란에게 볼넷을 허용했을 뿐 4회까지 노히트 노런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특히 1회 2사 후 4번 야디에르 몰리나, 2회 1사 후 6번 매트 아담스를 상대로 루킹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2-0으로 앞선 5회초 수비는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데이빗 프리즈와 아담스에게 연속 우전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무사 1, 2루의 위기에 몰렸다. 여차하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도 못하고 교체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행운의 여신은 류현진에게 미소를 지었다. 존 제이의 빗맞은 타구를 전력 질주로 잡아낸 좌익수 칼 크로포드가 2루에 공을 던져 미처 귀루하지 못한 대주자 대니얼 데스칼소를 더블 아웃으로 잡아낸 것. 이어 8번 피트 코즈마를 3루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주먹을 불끈 쥐며 덕아웃으로 향했다.

한편 정규시즌에서 19승을 거뒀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혼자 2승을 책임졌던 카디널스의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는 7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류현진의 역투를 앞세워 3-0으로 영봉승을 거둔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1승2패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1차전 선발로 나왔던 잭 그레인키가 5차전 선발로 나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상대 에이스 웨인라이트와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두고 한국 투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포스트 시즌 승리 투수의 영예를 안은 류현진. 적어도 이날만큼은 'LA 최고의 히어로'라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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