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스플릿시스템, 유지하느냐 폐지하느냐

입력 2013-10-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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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흥행 빈부 격차 유발
단일리그 복귀는 경기수 부담

프로축구연맹, 오늘 내년 시즌 운영 방안 논의


프로축구연맹은 16일 실무위원회를 열고 내년 시즌 리그 운영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2년 간 시행된 스플릿시스템(시즌 중간에 순위에 따라 상위, 하위 리그로 나뉘는 제도)을 유지하느냐 폐지하느냐가 주요 안건이다.


● 찬반의견 맞서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찬성하는 쪽은 계속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모 관계자는 “우리가 왜 스플릿을 도입했나. K리그가 팬들에게 점점 멀어지는 위기에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매치를 조금이라도 늘리자는 취지였다. 그 위기가 해소 됐나. 그룹B 팀들이 좀 힘들어도 전체 발전을 위해 유지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실제 상위스플릿은 매 경기 박진감이 넘친다.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하위스플릿 중 강등권 이외 팀들은 동기가 없다. 흥행이 부진하다. 최근 홈 관중이 늘던 제주는 하위스플릿으로 간 뒤 관중이 급감했다. 또 상위스플릿에 꾸준히 드는 구단 중에서도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질까 노심초사하는 스트레스가 심해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한다.


● 단일리그 문제 많아

하지만 단일리그도 좋은 해법은 아니다. 내년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은 12팀이다. 스플릿시스템 아래서는 정규 2라운드, 스플릿 2라운드로 팀 당 32경기를 치르고 모든 팀의 홈경기 수가 공평하다. 반면 단일리그 2라운드는 팀 당 22경기로 경기 수가 너무 적고, 4라운드는 44경기로 너무 많다. 내년에는 브라질월드컵이 열린다. 프로연맹 신명준 팀장은 “내년에 팀당 44경기는 불가능하다. 빡빡하게 짜도 36경기가 최대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단일리그 3라운드로 33경기가 현실적인데 형평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일단 3라운드 때 홈경기를 6번하는 팀과 5번 하는 팀이 발생한다. 2라운드 순위를 기준으로 상위 6팀이 홈경기를 한 번 더 한다 쳐도 더 큰 난제는 대진이다. 예를 들어 3라운드 슈퍼매치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면 수원이 납득할 수 있을까. 포항과 전북이 치열하게 선두 다툼 중인데 마지막 맞대결이 포항에서 열리면 전북은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 강등권도 마찬가지다. 대구와 강원의 단두대 매치가 대구에서 열리면 강원이 발끈할 게 뻔하다. 이런 이유로 연맹에서 대진을 짤 수가 없다. 어떻게 해도 볼멘소리가 나오는 구조다.

그렇다면 추첨으로 결정해야하는데 그 결과에 따라 어떤 팀은 주요 경기를 다 홈에서 치르고 반대로 다른 팀은 다 원정으로 치르는 불합리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모 구단 관계자는 “매 경기 홈, 원정을 동전던지기로 정하는 것과 다를 게 뭐 있나. 스포츠맨십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일단 연맹은 폭넓게 의견수렴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신 팀장은 “16일 실무위는 구단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지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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