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리포트] 단순한 외투 그 이상, LG의 유광점퍼

입력 2013-10-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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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 LG 김기태 감독, 주장 이병규(9번), 봉중근은 나란히 유광점퍼를 입고 등장했다. 두산 김진욱 감독과 홍성흔, 유희관은 유니폼만 입고 나와 LG의 유광점퍼는 더욱 눈길을 끌었다.

봉중근은 “특별히 옷을 맞추진 않았고, 날씨가 추워서 점퍼를 입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유광점퍼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LG 팬들은 오늘을 기다렸고, 무려 10년이 넘었다. 자랑스러운 점퍼다”며 “미디어데이에서 LG의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화면에 미친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다. 우리에게 플러스 요인이다”고 덧붙였다.

봉중근의 말처럼 LG 선수들과 팬들에게 유광점퍼는 단순한 외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LG가 지난 10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LG 팬들 사이에선 가을야구에 대한 갈증이 극심했다. 그로 인해 날씨가 추울 때만 입을 수 있는 유광점퍼를 입고 가을에 야구장에 가고 싶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매년 시즌이 시작할 때마다 선수들은 팬들에게 “반드시 가을에 유광점퍼를 입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번번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LG 김 감독과 선수들은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LG가 6월 이후 꾸준하게 상위권에 머물자 유광점퍼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구단이 특별주문생산까지 해야 했을 정도였다. 선수들도 유광점퍼를 직접 사서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유광점퍼는 LG 선수들과 팬들에게는 자존심의 상징이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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