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노경은. 스포츠동아DB
선발 노경은 이닝이터 특명 받고 6회까지 임무 완수
LG 휴식으로 투수력 여유 덕에 빠른 템포 투수 교체
선발 류제국 5.1이닝 투구 후 이동현 구원 등판
두산 오른손 대타 맞춘 좌완 불펜 투입시기는 고민
마운드가 고민인 것은 동병상련인데, 정작 그 해법에선 동상이몽이다.
16일 개막한 플레이오프(PO)에 임하는 LG와 두산은 전 경기를 잠실에서 치른다는 점에서 동일 조건을 갖는다. 그러나 넥센과의 준PO에서 연장전 3차례를 포함해 5차전까지 혈투를 펼친 두산은 가뜩이나 약점으로 꼽혀온 불펜 운용이 더 어려워졌다. 확실한 불펜투수가 없기에 준PO 4·5차전에선 에이스 니퍼트를 마무리로 일시 전환하는 ‘돌려 막기’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이런 임시방편은 니퍼트에게 부담을 안길뿐더러 결과도 신통치 못했다.
그래도 두산 김진욱 감독은 결정적 상황에서 니퍼트 불펜 카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16일 PO 1차전 선발 노경은을 최대한 길게 두겠다는 복안을 내비쳤다. 실제 노경은은 1회말 이병규(7번)에게 2점홈런을 맞았으나 5회까지 71개라는 경제적 투구수로 한 타자라도 더 책임져야 한다는 중책을 수행했다. 두산은 5회까지 불펜에서 어떤 투수도 몸조차 풀지 않고 체력을 비축했다.
반면 LG 김기태 감독은 1선발 류제국을 투입하면서도 오히려 빠른 투수교체 방침을 시사했다. 경기 전 김 감독은 “아무래도 정규시즌보다 교체 타이밍이 빠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류제국은 5.1이닝 만에 109개를 던지고 강판됐다. 투구수에 구애받지 않고, 전력피칭을 한 뒤 이동현으로 바뀌었다.
또 LG 불펜에선 5회부터 우완 이동현이 몸을 풀었고, 6회에는 좌완 이상열과 우완 유원상까지 가세했다. 불펜이 풍부할뿐더러 선발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하는 1·2차전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른손 대타요원이 풍부한 두산이기에 좌완투수 투입시기를 잡기가 힘들다는 것이 LG의 숨은 고민이기도 하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