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일부터 열리는 경륜 한일전은 두 나라 모두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작년 패배를 설욕하고 싶고 일본은 경륜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려 한다. 박용범(오른쪽)과 나리타 카즈야는 이 멋진 대결에서 주목할 양국의 선수들이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신성 박용범·랭킹1위 인치환 기대주
한국경륜이 안방에서 일본에 설욕할 수 있을까.
1년 6개월 만에 열리는 한국과 일본 경륜의 자존심을 건 리턴매치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본부는 11월 1일부터 3일간 광명스피돔에서 경륜 한-일 대항전을 개최한다.
1998년부터 시작한 경륜 한일전은 지난해까지 양국을 오가며 여덟 차례 열렸다. 7회까지는 친선대회 성격으로 한국과 일본 모두 승패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2012년 일본 시즈오카현 이토온센 경륜장에서 열린 8회 대회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주권이 판매되는 정식경주로 편성되면서 양국 모두 성적에 신경을 쓰게 됐다. 한국과 일본은 최고 기량의 선수들을 출전시켰고 결과는 한국의 완패였다. 일본 선수가 1, 2위를 휩쓸었고 한국은 대표팀 간판 이명현이 3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사실 이런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일본은 1948년 세계 최초로 경륜을 시작한 종주국이고 한국은 일본경륜을 벤치마킹 해 46년 뒤인 1994년에 출범했다. 선수 규모도 일본이 3000여 명이 활동하는데 반해 한국은 5분의 1수준인 600여명이다.
● 한·일 최고선수 대표팀 구성…진검승부 예고
올해도 일본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사이클 메달리스트가 참여한 막강한 전력의 선수단을 구성했다. 16명 전원이 특선급과 슈퍼특선급에서 뛰고 있고, 8명이 일본 랭킹 50위 안에 있다. 이중 나리타 카즈야(34)와 사토우 토모가즈(30)가 경계대상 1, 2호다. 나리타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일본 랭킹 2위다. ‘돌파의 달인’으로 불리는 사토우는 일본 대표팀 선수 중 최근 승률이 가장 높다. 특히 두 선수는 경륜학교 동기로 연대 전술로 동반 입상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한국은 열세로 평가되는 주행기술을 정신력으로 넘겠다는 각오다. 대표 선수들은 한일전의 특수성, 국민 정서를 잘 알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일본에 진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투지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번 대회가 익숙한 광명스피돔 벨로드롬에서 열리는 만큼 자신감도 높다.
한국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는 ‘신성’ 박용범(25)이다. 대표 선발전에 아홉 번 출전해 6번을 우승했다. 13일에는 첫 대상경주 트로피도 거머쥐어 자신감도 넘친다. 시즌 종합순위와 상금 1위인 인치환(30)은 8인제 경주에 적응 못해 선발전에서 5위를 기록, 구겨진 ‘황제’ 자존심을 한일전에서 되찾으려 한다.
경륜경정사업본부 관계자는 “한일전은 양국의 간판 선수들이 출전해 스피드와 주행기술을 겨루는 올해 최고의 이벤트다”며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와 불꽃 튀는 전략 대결이 예상되는 만큼 경륜팬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관전 재미를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륜 한일전은 한 경주에 각국 선수 4명씩 출전하는 8인제로 열린다. 양국 대표선수 32명이 12라운드의 경주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린다. 레이스는 한국경륜의 규정을 적용하며 결승전은 11월 3일 13경주에서 열린다.
한편 이번 한일 대항전에 출전하는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28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양국 언론을 대상으로 미디어데이를 갖는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