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가요 표절논란의 핵심 ‘레퍼런스’란?

입력 2013-1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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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거머리 팀. 사진제공|MBC

작곡에 참고하는 음악으로 사용은 합법
‘영감과 베낌’ 미묘한 경계 넘지 말아야


레퍼런스(reference). 사전적 의미는 참고, 참고문헌, 참조 등이며, ‘정보를 얻기 위해 찾아본다’는 뜻을 가졌다. 이 단어가 음악에서는 ‘작곡에 참고한 음악’으로 사용된다.

최근 가요계를 뜨겁게 달군 표절 논란은 결국 이 ‘레퍼런스’의 문제다. 외국가수 넥타의 ‘히어스 어스’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아이유의 ‘분홍신’을 두고 작곡가 김형석과 방시혁이 해석한 ‘장르적 유사성’, ‘클리세’(정형화된 패턴이나 공식)도 넓게 보면 모두 ‘레퍼런스’로 볼 수 있다.

레퍼런스는 음악가들이 ‘합법적으로’ 당당하게 쓰는 작곡 기법이다. ‘무한도전’ 박명수의 ‘아이 갓 씨’로 표절 논란에 휩싸인 프라이머리가 “레퍼런스곡을 가져왔다”며 원곡으로 지목된 카로 에메랄드의 노래를 박명수에게 들려주는 장면이 등장할 만큼 작곡가들에겐 ‘당연한’ 작업의 과정이다.

문제는, 레퍼런스를 적절히 이용하면 새로운 창작물로 인정받지만 과하면 표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박진영은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에서 영감(레퍼런스)을 받아 ‘허니’를 작곡했지만, 이를 표절이라 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두 섬싱’을 ‘너무 많이’ 참고한 이효리 ‘겟차’는 표절 시비가 거셌다. 박지윤의 ‘미스터리’나 박명수의 ‘아이 갓 씨’는 모두 카로 에메랄드의 곡과 느낌이 비슷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표절이란 해석에 있어서 엇갈린 반응을 내놓는다. 레퍼런스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다는 말이다.

‘납기’를 맞춰야 하는 직업 작곡가가 레퍼런스를 심하게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론 제작자가 “이런 느낌 나는 곡으로 만들어 달라”며 레퍼런스곡을 특정해 주기도 한다. 그 경계를 잘 설정하지 않으면 작곡가나 제작자는 결국 표절의 유혹에 빠진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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