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박사 한경림의 통증 이야기] 잠 못 이루는 안면통, 수술보다 통증치료로 해결

입력 2013-11-1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비정형 안면신경통은 극심하고 순간적인 얼굴 통증을 일으키는 삼차신경통과 대조되는 안면신경통으로 다양한 형태의 만성적이고 지속적인 얼굴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내려지는 진단명이다. 치과나 이비인후과 진료에서는 별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도 잇몸이 쑤시고 아프거나, 코에 무언가 박혀있는 듯이 뻐근하고, 혀가 찌르는 듯이 아프고, 귓속이 찌릿거린다면 비정형 안면신경통을 의심해야 한다.


● 통증의 강도가 다양하며 지속적이다

통증의 강도와 양상은 벌레가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것 같은 불쾌한 느낌에서부터 얼굴을 쥐어짜는 듯 조이거나 욱신욱신 쑤시거나 타는 듯 심한 통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비정형 안면신경통과 삼차신경통의 차이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순간적으로 통증이 발생해 수초 간 지속됐다 사라지는 삼차신경통과는 달리 통증이 지속적이다. 둘째, 무통기가 없이 계속 통증이 나타난다. 셋째, 세수, 양치, 식사, 대화 등 특별한 통증 유발 인자 없이 대부분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통증이 악화된다. 비정형 안면신경통은 안면통을 일으킬 만한 다른 원인이 없는지를 확인한 다음에 최종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 수술은 금물, 약물 치료와 신경 주사, 스트레스 조절로 통증 관리

환자의 약 3분의 2 이상이 우울증과 불면증을 동반하는데, 이는 다른 만성 통증에 비해 매우 높은 비율이다. 또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므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도 쉽지 않다. 따라서 통증이 만성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치료의 목적을 통증을 최대한 경감시키는 데 두는 한편 통증을 악화시키는 환경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소염진통제는 거의 효과가 없고, 항우울제와 항간질약 등을 시도하면서 효과적인 약물을 찾기 위해 환자와 의사가 같이 노력해야 한다. 약물치료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에는 안면부로 가는 신경 주사나 교감신경 주사 등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수술적 치료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 통증을 견디다 못해 여러 차례 수술을 반복하거나 신경을 절단하는 등의 침습적인 치료를 하면 통증이 더 악화될 뿐이다. 수술을 해서라도 통증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심정이라 하더라도 통증을 다스리는 법을 익혀 통증을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한경림 교수|現 기찬통증클리닉 원장·만성통증환자의 고난위 척추중재술 300,000례 달성
저서 ‘좋은 통증 나쁜 통증’ 외

[스포츠동아]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