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출혈이 컸던 두산과 LG, NC는 유망주가 많기로 손꼽히는 팀들이다. LG 김기태 감독, 두산 김진욱 감독, NC 김경문 감독(왼쪽 사진부터)은 22일 열리는 올해 2차드래프트 결과에 유독 촉각을 곤두세울 듯하다. 스포츠동아DB
2년전 5명 지명 큰 타격…올해도 비상
LG·유망주 많은 NC도 전력 유출 우려
일부 구단, 상위 지명신인 보호명단 제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차 드래프트를 연다. ‘한국판 룰5 드래프트’로 불리는 2차 드래프트는 각 구단의 원활한 선수수급과 유망주의 기회보장을 위해 2011년 11월 처음 실시됐다. 이번이 2번째다. KBO는 2차 드래프트에 앞서 12일 9개 구단으로부터 보호선수 40인 명단과 보호선수 제외 명단을 받고, 각 구단에 이를 전달했다. 9개 구단 프런트는 약 일주일간 심사숙고를 거치며 선수선발전략을 세웠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갑자기 시행된 2년 전 2차 드래프트보다 철저한 준비를 했다”고 귀띔했다.
● 2년 전보다 쓸만한 자원 많다!
올 시즌 2차 드래프트의 대상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2년 전보다 더 우수하다는 평이다. 물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선수를 내줘야 하는 구단은 양도금(1라운드 지명선수 3억원, 2라운드 2억원, 3라운드 1억원)을 받는다. 그러나 구단의 자산을 빼앗기는 마음이 편할 리는 없다. 실제로 2013시즌 신인왕 이재학(두산→NC)과 올 시즌 31세이브를 거둔 김성배(두산→롯데) 등이 모두 2년 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3000안타를 기록하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로베르토 클레멘테(전 피츠버그)와 2004·2006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요한 산타나(뉴욕 메츠) 등이 룰5 드래프트를 통해 야구인생을 역전시켰다.
● 2차 드래프트에서 떨고 있는 구단은?
2년 전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출혈이 컸던 구단은 ‘화수분야구’의 대명사 두산이었다. 초반 9명의 지명선수 가운데, 최승환(한화), 고 이두환, 김성배, 유재웅(전 SK), 이재학 등 무려 5명이 두산 출신이었다. 2차 드래프트에서 특정팀의 선수는 최대 5명까지만 지명될 수 있다. 선수층이 두꺼운 팀에서 전력이 대거 누출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어느 팀의 40인 보호선수 제외 명단에서 쓸만한 자원이 더 많으냐’는 판단은 각 구단이 필요한 포지션 등에 따라 다소 주관적일 수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1군 선수는 외부에서 더 높은 평가를 하고, 2군 선수는 내부에서 더 큰 가치를 매긴다. 대부분의 팀들이 자기 팀의 보호선수 제외 명단이 더 아깝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LG, 두산 등에 눈에 띄는 선수가 많다는 평이다. NC 역시 유망주의 유출을 걱정하고 있다.
● ‘2013년 상위 지명 신인, 일부 베테랑’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
일부 구단의 보호선수 제외 명단에는 2013년 신인지명회의에서 상위에 뽑힌 선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의 룰5 드래프트는 3년 이상(18세 이전 입단 선수는 4년) 마이너리그에서 뛴 선수 중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인원이 대상자다. 그러나 한국프로야구에선 1·2년차 선수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타 팀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미래가치에 주목하며 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구단도 존재할 수 있다.
또 일부 구단은 베테랑 선수도 과감하게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들 역시 1∼2년용 즉시전력감을 원하는 구단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실례로 LG는 2년 전 2차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SK 최동수를 지명한 적이 있다. 당시 그의 나이는 40세였다. 단 1억원의 양도금을 주고 영입한 최동수는 2012년 94경기에서 타율 0.278을 기록하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