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칼럼] 크레용팝, 흔한 소품 활용에 표절 의혹은 가혹

입력 2013-1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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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크레용팝. 사진제공|크롬엔터테인먼트

■ 크레용팝을 위한 변명

최근 그룹 크레용팝이 크리스마스 캐럴로 내놓은 신곡 ‘꾸리스마스’의 뮤직비디오 속 의상이 일본 걸그룹 모모이클로버Z의 2012년 의상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또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누리꾼들이 ‘비교사진’으로 편집해 놓은 게시물을 보면 두 그룹은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시키는 녹색의상과 머리의 별 장식이 비슷하다. 크레용팝은 ‘빠빠빠’ 활동 당시 모모이클로버Z의 트레이닝복과 헬멧, 이름표 등 의상과 소품을 흉내 냈다는 논란에 휘말린 바 있어 이번에도 누리꾼의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이번 크리스마스트리 의상은 물론 트레이닝복, 헬멧과 관련해 “특정 부분의 유사성만을 놓고 표절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크레용팝의 콘셉트는 기존에 있던 표현을 확장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모모이클로버Z의 크리스마스트리 의상도 이들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라 할 수 없고, 트레이닝복이나 헬멧 역시 과거 국내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흔히 사용된 단골 소품이다.

‘꾸리스마스’ 의상 논란이 불거진 직후 “일반적인 콘셉트의 특징에서 비롯된 디자인은 서로의 유사성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소속사의 해명이나, “길거리 공연부터 시작해 숱한 어려움을 겪으며 이제 겨우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된 중대한 시점에서 가수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까지 노이즈 마케팅을 벌일 이유가 없다.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는 토로에 업계가 수긍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이전에도 같은 그룹의 표절 의혹을 받았던 만큼 각별히 신경 썼어야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그렇다 해도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의혹 제기나, 비슷하면 표절이라 단정하는 일부 누리꾼의 태도는 옳지 않다. 크레용팝이 ‘빠빠빠’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을 때 “기존 걸그룹과 차원이 다르다” “싸이를 잇는 유튜브 스타”라며 치켜세우더니 이젠 꼬투리 잡기에 혈안이 된 형국이다.

이제 싹을 틔어 햇빛을 보게 된 새싹을 발로 밟기보다는 관심으로 그들의 다음 행보를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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