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리스마스’ 작곡가, 표절 논란에 해명 “바보가 아닌 이상…” (전문)

입력 2013-12-03 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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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리스마스 작곡가 공식입장’

걸그룹 크레용팝의 신곡 ‘꾸리스마스’가 표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꾸리스마스’의 작곡가 김유민이 입장을 밝혔다.

김유민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꾸리스마스는 레퍼런스도 없이 만든 순수 창작물”이라며 “루팡3세를 카피할 의도였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절대 비슷하게 들리지 않도록 만들었을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이어 김유민은 ‘꾸리스마스’와 ‘루팡3세’의 인트로가 비슷한 이유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둘 다 비밥 장르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두 곡의 시작 부분은 16비트 1박 이후 음정과 박자가 다르고 음정 리듬 길이도 다르다”고 표절 논란에 반박했다. 이후 김유민은 두 곡의 화성을 구체적으로 비교했다.

앞서 일본의 한 매체는 “크레용팝 신곡의 도입 부분이 만화 ‘루팡3세’ 전주와 똑같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일본 누리꾼들의 말을 인용해 ‘꾸리스마스’의 도입부분이 ‘루팡3세’ 주제가의 도입부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김유민이 올린 입장의 전문.

작곡가 김유민입니다.

꾸리스마스는 레퍼런스도 없이 만든 순수 창작물입니다.

만약 제가 루팡3세의 인트로 부분을 카피할 의도였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절대 비슷하게 들리지 않도록 만들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꾸리스마스의 인 트로는 루팡3세라는 곡을 제가 전혀 알지 못했기에 나온 장르의 유사성 때문에 생긴 결과물입니다.

두 곡의 인트로가 비슷하게 들리는 이유는 16비트로 쪼개지는 브라스 패턴과 엇박자로 들어가는 리듬이 둘 다 비밥장르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비밥의 경우, 곡의 시작부분에 긴장감을 주는 연출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꾸리스마스의 인트로와 루팡3세의 인트로가 이와 같은 경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곡의 시작부분은 16비트 1박 이후의 음정과 박자가 다르고, 길게 끌어주는 부분도 같은 음계처럼 들리나 실제로 꾸리스마스는 1도 음정, 루팡3세는 5도 음정이며 시작하는 리듬과 끌어주는 길이마저도 다릅니다.

또한 화성도 꾸리스마스는 /1st-7th-4th-5th/1st-5th-7th-1st/ 이고, 루팡3세는 /1st-3rd-7th-1st/1st-3rd-4th-1st/ 로 서로 다릅니다. (다만, 루팡3세의 코드진행의 경우, 본인이 유투브 영상을 참고로 하였으므로 곡의 버전에 따라 다를 수는 있습니다.)

꾸리스마스가 순수 창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오래전에 비슷하게 만들어진 인트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창작자로서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현실적으로 세상의 모든 곡을 모니터링하여 저의 창작물과 비교해 볼 수는 없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신중을 가하는 작곡가가 되겠습니다.

사진제공|‘꾸리스마스 표절 논란 공식입장’ 크롬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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