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농구단 라커룸 바닥에는 선수들에게 잘 보이는 위치에 ‘간절한 마음! 도전적인 자세! 싸움닭이 되자!’라고 적힌 대형 스티커가 붙어있다. 김병현 박사가 KT 선수들에게 스포츠심리학을 강의하며 가장 강조했던 말이다. 사직|최용석 기자
삼성과의 홈경기서 62-69로 패했지만 4위 유지
사직체육관 내 KT 농구단의 라커룸에는 2개의 문구가 크게 적혀있다. 출입구에는 ‘지키려 하지 말고 끝까지 싸워라!’라고 쓴 걸개가 있다. 라커룸 바닥에는 ‘간절한 마음! 도전적인 자세! 싸움닭이 되자!’라고 적힌 대형 스티커가 붙어있다. 선수들은 라커룸을 오가며 자연스럽게 이 문구들을 읽는다. 이는 김병현 스포츠심리학 박사가 지난달 KT 농구단 선수들을 상대로 2차례 강의하며 가장 많이 강조했던 말이기도 하다.
KT 농구단이 선수단 전원을 상대로 스포츠심리학 관련 강의를 진행한 것은 장재석이 심리상담을 받고 큰 성과를 봤기 때문이다. 장재석이 좋은 신체조건(204cm·100kg)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자, 전창진 KT 감독은 심리상담을 추진했다. 스포츠심리학 전문가로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선수들의 심리상담을 담당했던 김 박사에게 부탁했다.
지난달 14일 오리온스전을 앞두고 김 박사를 만난 장재석은 ‘내가 왜 못할까’라는 부담감에 사로잡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못 하는 부분보다는 자신의 장점에 더 집중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들은 장재석은 이후 조금씩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성과가 드러나면서 KT 농구단 전원은 김 박사의 강의를 2차례 들었다. 지난달 18일과 26일 수원에 위치한 팀 숙소에서 김 박사의 강의를 들었다. 선수단뿐 아니라 사무국 직원들도 강의에 참석했다. KT는 지속적으로 심리학 강의와 상담을 실시할 예정이다.
KT 구단 관계자는 “장재석의 경우 심리상담을 통해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선수들의 반응도 좋다”며 “김 박사님의 저서인 ‘국가대표 심리학’도 조만간 구입해 선수 전원에게 전달할 예정이다”며 스포츠심리학 예찬론을 펼쳤다.
한편 KT는 3일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62-69로 패했지만 12승9패로 4위를 지켰다. 삼성은 9승11패, 공동 5위로 올라섰다.
사직|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