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민밉상’ 된 오만석 “예상한 것보다 밉상 강도 세다”

입력 2013-12-0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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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만석. 사진제공|장인엔터테인먼트

배우 오만석. 사진제공|장인엔터테인먼트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욕을 듣고 있어요. 제가 봐도 정말 나쁜 놈이에요.(웃음)”

‘국민 밉상’으로 떠오른 배우 오만석(38)을 만났다. 그는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서 둘째 사위 허세달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무능력한 데다 가진 것도 없어 처가에서 무시당하기 일쑤다.

그럼에도 인생은 ‘폼생폼사’다. ‘허세달’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최근에는 호텔 상속녀와 바람까지 났다.

“아주머니들이 저를 보면 ‘제발 정신 좀 차려!’ ‘아내 호박(이태란 분)이에게 잘해줘’라고 말하세요. 일상에서도 욕을 먹으니 조금은 서운하더라고요.”

그래도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드라마를 시작하며 목표로 세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독특한 캐릭터를 맡고 싶었어요. 제가 예상한 것보다 강도가 세긴 하지만요.(웃음) ‘그동안 어떻게 참았느냐’는 말을 들으면 뿌듯해요.”

그의 연기 변신 뒤에는 부부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태란의 도움이 있었다.

“부부사이인데도 달달한 장면이 없어요. 태란 씨가 다른 커플들을 부러워하더라고요. 하하! 그래도 연기 호흡은 저희 커플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저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텐데 잘 맞춰줘서 편하게 연기하고 있어요.”

상대 배우의 작은 감정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그의 모습은 허세달과 사뭇 달랐다. 하지만 오만석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사실 허세가 조금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친구들에게 밥을 사며 허세를 부리는 스타일이에요. ‘내가 돈이 많다’ ‘지갑이 안 접힌다’는 식의 허세죠.(웃음) 가끔 돈이 없을 때도 그래요. 친한 친구들은 ‘돈 좀 그만 써’라고 충고를 하기도 해요.”

조용할 것 같은 이미지와 달리 오만석은 폭넓은 인간관계를 자랑한다. 전형적인 ‘의리파’다. 최근에는 직접 야구팀을 창단해 구단주로 나섰다. 선수들에게 열심히 밥을 사며 팀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뮤지컬 배우로 구성된 ‘인터미션’이라는 야구팀을 만들었어요. 축구단은 8년째 해오고 있고요. 뮤지컬을 하는 친구들이라 운동신경이 좋아요. 승률이 7할을 넘을 만큼 강한 팀이죠. 저는 돈을 대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단장이라는 이유로 가끔 투수로 나서기도 해요.(웃음)”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오만석은 뮤지컬 무대에서 더 빛나는 배우다. 뮤지컬 배우 출신답게 노래와 춤에 능하다. 그는 “수박 겉핥기 수준”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운이 좋은 편이죠. 제가 가진 것보다 더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후배들은 실력이 엄청나요. 대표적인 배우가 (조)정석이에요. 2008년 ‘내 마음의 풍금’에 저와 더블 캐스팅 됐죠. 재능이 뛰어나고 인성도 좋은 친구라 ‘넌 잘될 수밖에 없어’라고 확신을 줬죠. 아니나 다를까. 톱스타가 되더라고요.”

데뷔 15년 차인 오만석은 아직도 연기에 대한 열정이 넘친다. 그는 “연기할 때가 가장 힘들면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왕가네 식구들’을 통해 또 하나의 캐릭터를 경험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새로운 역할이라면 적극적으로 도전할 생각입니다. 뮤지컬 무대에서는 ‘맨오브라만차’에 출연하고 싶어요. 연륜이 쌓였으니 욕심을 내도 괜찮지 않을까요.”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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