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드라마를 봐야 할까?’ MBC와 임성한 작가의 ‘오로라공주’는 시청자들의 쓴소리는 외면한 채 마치 ‘시청률 지상주의’에만 빠진 듯 보인다. 사진제공|MBC
시청률 높아 광고 많이 붙으면 OK?
20일 종영…공영방송 책임감 지적
MBC가 ‘막장 중 최대 막장’ 드라마로 꼽힐 ‘오로라공주’의 방송사라는 오명 속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시청자입장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도리어 비난받는 상황을 즐기고 있는 건 아니냐는 불쾌한 시선을 감출 수 없다. 가히 ‘시청률의 노예’로 전락한 건 아닐까.
‘오로라공주’는 이미 시청률 20%를 넘어섰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뜨거운 반응을 얻는다. 하지만 반응의 양태는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매회 방송이 끝날 때마다 프로그램 관련 게시판은 욕설이 난무한 비난의 글로 뒤덮인다. “이런 드라마를 보고 있는 내가 싫다”는 글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스토리 줄기야 임성한 작가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공영방송인 MBC가 평일 저녁 시간대에 7개월 동안 비상식적 설정으로 가득한 드라마를 방송하는 것 자체가 전파 낭비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사진제공|MBC
MBC는 나아가 한창 논란이 커지고 있을 때에도 보란 듯 30회를 연장하더니, 출연자들과 제대로 된 합의도 없이 그리고 시청자가 원치 않는데도 5회를 다시 늘린다며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시청자의 의견을 조금도 반영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렇다면 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에 ‘시청자 의견’ 카테고리는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시청자와 소통하기 위한 창구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오로라공주’ 종영까지는 이제 딱 7회분이 남았다. 혹여 MBC는 최종회가 방송하는 20일을 바라보며 일주일만 참자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고통’을 참아내자는 의미인지, 조금만 더 참으면 논란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의미인지 MBC만이 알고 있다.
제작사 싸이더스HQ의 한 관계자는 “이야기 전개 방향에 대해 방송사와 작가가 충분히 의견을 나눈다”면서도 “하지만 누구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되는지 밝히기는 곤란하다. 그래도 광고가 많이 붙고 시청률이 높아 얻는 이득은 모두 방송사 몫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시청자는 그에 걸맞은 공영방송의 책임감에 대해 엄중히 묻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