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유태복 “낙차 사고 후 멘탈 강해졌다”

입력 2013-12-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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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위기는 곧 기회.” 2월 낙차 사고로 선수 경력 최고의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복귀 후 50%에 육박하는 승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유태복.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트라우마 이겨낸 유태복

사고 전엔 성적 부담감 때문에 스트레스
재활 중 마인드컨트롤…복귀 후 상승세
“아직 컨디션 100% 아냐…더 강해질 것”


유태복(28·17기·고양팀)은 2월2일 열렸던 대상경륜 준결승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스퍼트를 하다 선수들과 엉켜 자전거에서 떨어지면서 팔꿈치 뼈가 부러져 버렸다. 2012년 두 번의 대상경주 준우승으로 주목 받은 후 새 시즌을 맞아 특선급 강자로 자리를 굳히기 위해 야심차게 페달을 밟던 때였다.

입원 치료와 재활로만 4개월이 흘러갔다. 6월 그가 경주로에 돌아왔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고전을 예상했다. 낙차로 큰 부상을 입었던 선수들이 겪는 ‘낙차 트라우마’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사고를 겪은 선수들은 대부분 복귀 직후 본능적으로 몸싸움을 피하고 경주 적응에 애를 먹는다. 하지만 유태복은 이런 우려가 무색하게 복귀하자마자 승승장구했다. 12일 현재 50%에 육박하는 승률(46%)로 종합득점 6위를 달리고 있다. 낙차전후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11월24일 광명특선급 결승에서 지난해 그랑프리 챔피언 이명현을 누르고 우승하는 등 하반기에 가파른 상승세다.

“운이 좋았을 뿐, 실력이 갑자기 는 것은 아니다. 부상 후유증으로 아직 컨디션이 100%는 아니다.”


-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에서 거둔 성적이라서 더 놀랍다.

“2월 낙차 사고가 나를 달라지게 했다. 그 전까지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실격도 잦았다. 어떤 날은 자전거를 타는 것도 싫었다. 그런 상황에서 낙차를 겪었다. 부상으로 쉬면서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했다. ‘나무보다 숲을 보자’고 다짐했다. 덕분에 경륜선수로서의 자부심을 되찾았다. 재활기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었다.”


- 자전거와의 인연은.

“포천 삼성중 2학년 때 학교에 사이클팀이 생겼는데 체격이 좋아 발탁됐다. 지금은 사이클팀이 없어져 동문 경륜선수가 없다. 함께 활동했던 여자선수 3명은 경정선수로 변신했다.”


- 자신이 생각하는 장·단점은.

“포기를 모르고 경주에 집중하는 정신력은 다른 선수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반면 아마추어 시절 중·장거리를 주로 하다 보니 순발력이 부족해 선행과 젖히기 승부 타이밍을 자주 놓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주 2∼3회 짧은 인터벌 훈련을 하고 있다.”


- 경주에서 스피드를 올리면 떨어지지 않는 탁월한 지구력의 비결은.

“평소 육류를 즐긴다. 훈련과 경기 후에는 자연산 벌집을 먹는데 피로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 경륜선수로서 목표는.

“불혹이 넘었는데도 특선급에서 선행과 젖히기로 입상을 하는 박종현(45·6기) 선수를 존경한다. 박 선배처럼 40세가 넘어도 체력을 잘 유지해 선행을 통한 자력승부를 하고 싶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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