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스포츠동아DB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의 류승우(20)가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전격 임대됐다.
제주 구단 측은 13일 “류승우를 기량 발전 차원에서 레버쿠젠으로 위탁 임대한다”고 발표했다.
류승우는 지난 6월 터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며 기량을 뽐냈다. 대회 종료 후 도르트문트(독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부터 영입 제안이 왔으나 류승우는 이를 모두 거절한 뒤 심사숙고 끝에 자유계약으로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임대 이적은 류승우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다.
우선, 류승우는 유럽 무대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는다. 손흥민은 올 시즌 분데스리가 12경기에서 7골을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지난 함부르크전에서는 해트트릭을, 뉘른베르크전에서는 멀티 골을,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는 결승 골을 몰아 넣으며 팀 공격의 핵으로 우뚝 섰다. 어린 선수들이 해외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을 고려했을 때, 류승우에게 손흥민의 존재는 행운과도 같다.
또한, 류승우가 해외 무대에서 실패하더라도 돌아올 국내 구단이 있다는 점 역시 호재다. K리그 규정상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고 해외 프로팀에 입단할 경우 5년 동안 국내 프로팀에 입단할 수 없다. 하지만 제주에서 임대 신분으로 해외로 진출하는 류승우는 이 규정을 피해갈 수 있다. 게다가 완전 이적이 아닌 ‘위탁 임대’이기 때문에 성적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
제주 구단 측에게도 나쁘지 않다. 류승우가 레버쿠젠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 완전 이적하게 된다면 유망주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은 남겠으나 이적료는 고스란히 제주 구단의 것이 된다. 혹여나 류승우가 해외 무대에서 실패하더라도 제주의 공격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 부담이 없다.
이번 임대 이적을 통해 류승우는 ‘기회’를 얻었고, 제주는 ‘통 큰 구단’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웠다. 또 한 명의 한국인 선수가 분데스리가를 호령할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동아닷컴 김우수 기자 woos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