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시크릿, 더 진한 향기를 찾아서…

입력 2013-1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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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아직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데뷔 5년차 시크릿은 일정한 팀 색깔은 유지하되 솔로나 유닛활동 등으로 변화를 주면서 “오래 달리고 싶다”고 했다. 사진제공|TS엔터테인먼트

“우린 아직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데뷔 5년차 시크릿은 일정한 팀 색깔은 유지하되 솔로나 유닛활동 등으로 변화를 주면서 “오래 달리고 싶다”고 했다. 사진제공|TS엔터테인먼트

■ 흔들리며 피는 꽃처럼 다사다난했던 2013년

솔로음반 등 음악적 성장…송지은
“노래 말고 해야 할 일 많아 한때 슬럼프”

예명 버리고 다시 태어난…정하나
“교통사고 이후 날 채우는 데 노력했죠”

연기·예능 등 활동폭 넓힌…한선화
“작은 일에도 최선 다할 때 기회는 생겨”

‘민주화’ 발언 논란 극복한…전효성
“사회적 책임감 느껴야 할 나이 깨달아”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중략)/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후략)’

다사다난했던 1년을 보낸 시크릿 멤버들의 가슴엔 도종환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 한 수가 자리 잡았다. 꼭 1년 전인 작년 12월 ‘토크 댓’ 발표 후 1주일 만에 일어난 불의의 교통사고, 멤버 효성이 인터넷 댓글에서 본 ‘민주화’란 단어를 방송에서 무심코 썼다가 논란에 빠진 일은 시크릿에게 큰 위기였다. 그러나 위기는 극복하면 기회가 된다.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어나듯” 시크릿도 위기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내면으로 한층 성숙”해졌다.

교통사고 당시 경미한 부상을 입었던 다른 멤버들과 달리, 혼자 갈비뼈가 골절되고 폐에 멍이 드는 중상을 입었던 정하나는 “부상 초기에는 ‘왜 나만’이란 원망과 실망이 있었지만, ‘죽을 뻔한 사고였는데 이만큼 다친 것도 다행’이란 생각이 들면서 내 안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회상했다. 이후 정하나는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로” 당시 사용했던 ‘징거’란 예명을 버리고 본명으로 활동에 나섰고, “2013년, 나를 채우는데 노력”했다.

전효성 역시 “스물다섯이면 사회적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나이”임을 깨달았다. 고교시절부터 연습에만 매달리다보니 “사회적인 면에서 덜 성장했고, 시야가 좁은 우물 안 개구리였던 것 같다”며 “의욕만 앞서 뛰기보다 오히려 더 천천히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희망적인 일도 많았다. 데뷔 초 KBS 2TV ‘청춘불패’ 등에서 보여준 엉뚱한 언행으로 ‘백지공주’로 불렸던 한선화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고 KBS 2TV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에도 출연하며 활동 폭을 넓혔다. 그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면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9월 솔로음반 ‘희망고문’을 냈던 송지은은 자신의 생각을 음악에 담으면서 ‘음악적 자아’를 찾고 더 성장했다는 점에서 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한동안 노래에 대한 슬럼프가 있었다. 할 줄 아는 건 노래밖에 없었는데, 데뷔하고 보니 춤도 춰야하고, 외모도 신경 써야 하고, 해야 될 일이 많아 슬럼프가 왔다. ‘희망고문’이 앞선 솔로음반 ‘미친 거니’의 성적에 못 미친다고 아쉬워하는 분도 있지만, 나는 음악적 성장에 만족한다.”


시크릿은 현재 한강이 훤히 보이는 아파트 펜트하우스에 숙소를 두고 있다. “밤엔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지는” 이 숙소에서 멤버들은 각자의 방을 갖고 있다. 커튼이 없어 은박지로 창을 가리고, 물이 새는 벽엔 곰팡이가 슬고, 화장실 수압도 약해 인근 커피전문점을 이용했던 데뷔 초의 반지하 숙소에 비하면 지금은 ‘궁전’에 사는 셈이다.

‘고진감래’의 의미를 숙소의 변천을 통해 몸소 보여준 시크릿은 또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콘서트와 팬미팅을 처음 경험해본 시크릿은 “내년에는 공식 팬클럽도 창단하고, 국내 콘서트도 벌이는” 희망을 품고 있다. 내년 2월, 2년 만에 일본에서 싱글도 발표하고 현지활동을 재개한다는 점도 의욕을 자극하는 일이다.

올 한 해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은” 꽃봉오리였던 시크릿은 새해엔 따뜻하게 꽃잎을 피울 준비를 마쳤다.

“화려한 꽃을 피우고 좋은 향기를 내려면 내적인 성장을 해야 할 듯하다. 앞으로도 프로페셔널의 마음은 잃지 않고, 즐기면서 활동하고 싶다. 다시 신인이 된 기분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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