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다 바꾼 장민석, 독 품은 허슬두 선봉

입력 2013-1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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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장민석은 올 겨울 팀, 이름, 등번호까지 모두 바뀌었다. 장민석은 ‘변화의 시즌’이 될 2014시즌 성공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사진은 넥센 시절 장민석의 경기 모습. 스포츠동아DB

두산 장민석은 올 겨울 팀, 이름, 등번호까지 모두 바뀌었다. 장민석은 ‘변화의 시즌’이 될 2014시즌 성공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사진은 넥센 시절 장민석의 경기 모습. 스포츠동아DB

■ 두산으로 둥지 옮긴 장민석

개명…“이름 쓰지 않는 한자라 2년전부터 생각”
등번호 39번…“이종욱 뒤 이어 뛰는 야구 기대”
첫 억대 연봉…“날 대우해준 두산에 보답할 것”


프로야구선수들에게 겨울은 변화의 계절이다. 개인 또는 팀 사정에 따라 유니폼을 갈아입기도 하며,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남기지 못했을 때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시즌 준비에 열을 올린다. 두산 장민석(31·개명 전 장기영)은 올 겨울 가장 많은 변화를 맞은 선수다. 팀, 마음가짐, 등번호는 물론이고 이름까지 바꿨다.


● 환영받지 못한 이적

넥센과 두산은 11월 26일 장민석과 윤석민의 맞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당시 일본 가고시마의 넥센 마무리캠프에서 훈련 중이던 장민석은 선수단 매니저로부터 이적 사실을 통보받았다. 당황스러운 소식이었지만, 마냥 실망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그는 “나를 필요로 하는 팀에게 부름을 받은 것 아닌가. 나에게는 (이적이) 또 다른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레이드를 담담하게 받아들인 그와 달리 가족의 걱정은 컸다. 환영받지 못한 이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장민석은 “이적 기사가 나간 뒤 두산 팬들의 반응이 나를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 때문에 와이프가 많이 걱정했다. 결국엔 내가 야구를 잘 하지 못했기 때문 아니겠는가. ‘꼭 잘 해내겠다’는 오기가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 야구 잘 하기 위한 개명? NO!

최근 2∼3년간 프로야구에선 개명을 하는 선수들이 부쩍 늘었다. 과거 변화를 추구하는 선수들은 “이름 빼고 다 바꾼다”고들 했지만, 이제는 “이름까지 다 바꿨다”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장민석도 마무리캠프 동안 이름을 바꿨다. 개명하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야구선수로서의 성공’이 첫 번째 이유다. 장민석은 달랐다. 그는 “이전 이름에서 ‘영’의 한자가 ‘꽃부리 영’이었는데, 이름에 쓰는 한자가 아니라고 해서 2년여 전부터 개명을 권유 받았다. 그래서 한자나 이름을 바꿀 생각을 해왔었다”고 밝혔다. 이어 “성적 향상을 위해 이름을 바꾼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 새 등번호는 ‘39번’

두산에서 장민석은 등번호 39번을 배정받았다. 넥센 시절에는 51번을 사용했지만, 두산에는 이미 임태훈이 51번을 달고 있었다. 39번은 NC로 이적한 이종욱이 썼던 배번이다. 두산이 장민석에게 39번을 준 데는 이종욱의 뒤를 이어 ‘허슬두’의 선봉에 서달라는 기대가 서려있다. 두산은 연봉협상에서도 장민석에게 1억2500만원을 안겨줬다. 이적하자마자 데뷔 첫 억대 연봉을 받게 된 그는 “팀에서 나를 대우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만남에서 바로 계약서에 사인했다. 구단과 이야기도 나누고 아주 좋은 분위기 속에 협상을 마쳤다. 큰 동기부여가 됐다. 기필코 팀의 기대에 부응하고 두산 팬들이 반겨줄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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