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칼럼] 시상식의 계절, 상이 너무 많다

입력 2013-12-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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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KBS 연예대상’. 사진제공|KBS

■ 나눠먹기 시상식 말고, 대상만 주자

한 해 연예계를 정리하는 시상식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상파 3사는 매해 연말이면 연예(예능), 연기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스타들에게 상을 준다. 올해 연말 시상식은 KBS가 먼저 스타트를 끊었고, 21일 ‘2013 연예대상’에서 개그맨 김준호에게 대상을 줬다.

문제는 상을 받는 사람도 이를 축하해주는 사람도 다 함께 즐거워야할 시상식이 매년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시상식에서도 대상 외에 최우수상을 4개 부문으로 ‘세분화’했고, 실험정신상과 모바일 TV 인기상, 베스트팀워크상 등을 신설했다. 프로그램상도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과 ‘특집 프로그램상’ 둘로 나눴다. 시상 부문은 총 27개나 됐다. 지난해에도 3사의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각각 20개∼27개 부문의 수상자가 나왔다. 2∼3명이 다 함께 받는 공동수상도 부지기수다.

사실 시상식의 ‘나눠먹기’ 논란은 한두 해 나온 것이 아니다. 올해 고생했고, 내년에 더 고생하라는 의미로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기에 ‘제 식구 챙기기’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시상 부문을 세분화해 트로피를 남발하면, 결국 시상식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지게 마련이다.

시상식에서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 각 분야의 단 1명에게만 대상을 준다면 어떨까?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스타가 대상을 받는다면 그 의미는 더욱 값지고, 상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것이다.

수상자 선정 기준도 시청률이나 인기, 자사 공헌도 등으로 따지지 않고, 시청자투표나 심사위원단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1명에게 큰 상을 주면, 받는 사람도 축하해주는 사람들도 진심에서 우러난 박수를 치지 않을까.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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