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의 3원칙’ 어기면 비행기 못탄다

입력 2014-0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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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만수 감독이 올해도 체성분 테스트를 실시한다. 체성분 테스트는 스프링캠프 참가명단을 결정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지난해 박희수 송은범 김광현 등 주력선수들이 테스트에서 모조리 떨어져 논란이 일었다. 스포츠동아DB

■ SK 올해도 예외없이 체성분 테스트

탈락자는 美 스프링캠프 명단서 제외
비활동기간 중 완벽한 몸만들기 압박
작년에 무더기 집으로…선수들 긴장

SK는 지난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실시한 체성분 테스트 때문에 논란에 휩싸였다. 박경완(현 SK 2군 감독), 최영필, 전유수가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해 탈락하며,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으로 재활훈련을 떠났던 투수 6명(엄정욱·채병용·박정배·박희수·송은범·김광현)도 무더기로 체성분 테스트에서 미끄러졌다. 결국 이들은 플로리다로 합류하지 못하고 중도에 귀국했다. 탈락자들이 대부분 주력선수이다보니, 구단에서도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었다. 특히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도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기준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면서 논란은 가열됐다.

그러나 SK 이만수 감독의 원칙은 올해도 확고하다. SK는 8일 체성분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탈락자는 예외 없이 15일 출발하는 플로리다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없다.


● 변함없는 ‘헐크’의 원칙

체성분 테스트의 취지는 LG가 지난해 실시한 체력 테스트와 같다. ‘단체훈련이 금지된 비활동기간 동안 충분히 몸을 만들어서 오라’는 것이다. 각 구단 사령탑들은 전혀 준비되지 않은 몸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소수의 선수들 때문에 종종 골머리를 앓곤 했다. 이만수 감독은 “한국프로야구도 이제 3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프로는 프로다워야 한다”며 책임론을 강조했다. SK는 시즌 중 한 달에 2차례씩 체성분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체중, 체지방률, 근육량의 기준을 산출했다. 이 감독은 “수 년간 축적된 데이터의 평균값이 있다. 개별 선수마다 다른 기준을 이미 마무리캠프 때 통보했다. 약간의 오차범위(약 1% 내외)는 인정한다”고 밝혔다.


● “살찔까봐 떡국도 못 먹었어요.”

지난해 한번 폭풍을 겪었기 때문에 SK 선수들도 체성분 테스트를 앞두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스프링캠프 참가명단 제외는 시즌 준비단계부터 삐걱거리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A선수는 “사실 선수들이 쉬는 기간은 12월 한 달인데, 시즌 베스트 때의 몸 상태를 만들어야 하니 쉽지 않다. 신경이 많이 쓰인다. 기준을 맞추기 위해 떡국도 안 먹었다. 새해 첫날에도 한 끼 식사만 했다”고 털어놓았다. B선수 역시 “체중을 줄이다보면 어느 정도의 근육량 감소를 피할 수 없다. 갑자기 체중을 줄이면 체지방이 약간 증가하기도 한다. 체중과 체지방률, 근육량 등 이 3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지난해의 체성분 테스트 논란을 겪으며, 이미 많은 선수들이 12월에도 구슬땀을 흘렸다. 이만수 감독은 “95% 이상 대부분의 선수들이 합격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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