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113년 전통의 보스턴, 혁신의 넥센에 반하다

입력 2014-0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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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이 2013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과 파트너십 계약을 했다. 넥센 이장석 대표(가운데)는 5일 서울 영등포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앨러드 배어드 보스턴 부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참석한 가운데 협약식을 열고 동반발전을 약속했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 ML 명문 보스턴, 왜 넥센과 손잡았나?

“협정 아닌 약속 개념”…전략적 파트너 구축
구단운영·세이버 매트릭스 등 전수받기로
보스턴은 넥센 철학·한국야구 기법 등 견학


넥센이 또 한 번 혁신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 2013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메이저리그 명문구단 보스턴과 손잡고 새로운 도약을 꾀한다. 1901년 창단한 보스턴이 파트너십을 맺은 아시아 프로구단은 넥센이 처음. 그동안 많은 국내 구단들이 미국·일본 구단과 맺어온 ‘자매결연’과는 차원이 다르다. 넥센 이장석 대표는 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시무식이 끝난 뒤 “보스턴 측에서 넥센과의 관계에 대해 ‘협정(Agreement)’이 아니라 ‘약속(commitment)’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단순한 자매 구단의 개념이 아니다. 말 그대로 양 구단이 폭넓은 교류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동반 발전을 꾀하는 ‘전략적 파트너’의 사이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 보스턴이 넥센을 택한 이유? ‘혁신적인 자세’

먼저 손을 내민 쪽은 보스턴이다. 보스턴의 앨러드 배어드(53) 부사장은 최근 2년간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여러 아시아 구단들의 특성을 면밀히 살폈다. 이어 지난해 8월 넥센에 연락을 취해 파트너십을 제안했다. 넥센 구단 관계자조차 “왜 그 많은 팀들 가운데 우리를 선택했는지 처음에는 다들 의아해했다”고 말할 정도로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이장석 대표는 “보스턴 측에 이유를 물으니 ‘넥센의 혁신적인 자세(Progressiveness)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보스턴에서도 넥센의 경영철학을 물어왔다. 그러나 보스턴은 113년이나 된 팀이고, 우리 팀은 이제 7년째다. 아직은 팀을 만들어 나가는 단계일 뿐”이라고 했다.


● 선진화된 보스턴의 시스템, 체계적으로 접목

보스턴은 뉴욕 양키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이자 라이벌로 꼽히는 팀이다. 가장 선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팀으로도 알려져 있다. 넥센은 팜 구축과 운영, 세이버 매트릭스, 선수 분석 및 평가, 트레이닝 등 현재 보스턴이 각 분야에 실행하고 있는 기법들을 전수받기로 합의했다. 이장석 대표는 “보스턴은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확립한 ‘BAT’라는 시스템을 선수 분석과 평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그 시스템을 분석하면 분명히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직 우리 구단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부분이 많다. 무조건 메이저리그의 방식을 쓰기보다는, 보스턴의 노하우를 우리 구단에 적용시켜 새로운 시스템과 모델을 만들고 발전시킬 계획이다. 향후 팀이 더 굳건히 자리 잡는 계기로 만들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 보스턴 “넥센 통해 한국의 시스템도 배우고파”

넥센은 다음달 운영팀 직원을 보스턴의 스프링캠프에 파견한다. 단순한 ‘견학’이나 인턴십 수준이 아니다. 캠프 진행부터 개막 준비, 시즌 운영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곁에서 관찰하고 익힌다. 전담팀을 구성해 체계적인 교류를 이어갈 계획이기도 하다. 물론 보스턴도 넥센에게 주기만 하는 입장은 아니다. 배어드 부사장은 5일 이장석 대표를 비롯한 넥센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넥센의 운영 철학이 우리 팀의 방식과 비슷하다고 판단해서 파트너십을 제안하게 됐다. 우리 팀도 세이버 매트릭스나 물량 공세만이 팀 운영의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넥센을 비롯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실행중인 여러 기법들을 보스턴도 얻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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